[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올해 상반기 상장사 43곳이 이미지 개선 등을 이유로 상호를 변경했지만 이들 가운데 열에 일곱은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름을 변경해 재상장한 상장사는 모두 43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총 44건으로 상반기 두 차례 이름을 변경한 종목도 있었다.
하지만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 43개 가운데 29개사(67.44%)는 주가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 변경의 주요 이유로는 기업 이미지 제고(22사·79.5%)가 압도적이었지만 상호변경 이후 주가추이를 보면 이들 상장사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미지 개선을 이유로 상호를 바꾼 기업 22개사 가운데 상호변경 이후 주가가 오른 종목은 9개(40.91%)에 그쳤다. 나머지 13개(59.09%) 종목의 주가는 기대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미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퇴출된 종목도 있었다. 디테크놀로지는 제이에이치코오스라는 이름으로 지난 4월13일 상호를 변경했지만 결국 상장폐지됐다.
디에이치패션(045260)도 마찬가지다. 4월10일 대한종합상사에서 이름을 바꿨지만 한달도 채 버티지 못하고 5월9일부터 거래정지가 됐다. 이달 19일 거래소는 이 회사에 대해 상폐가 타당한 것으로 심의됐다고 밝혔다.
이미지 개선을 이유로 상호를 바꾼 나머지 기업들의 사정도 녹녹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2월13일
티모이앤엠(037340)으로 개명한 옛 테모테크놀로지는 변경상장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58% 넘게 하락했다.
물론 간판 교체 이후 주가가 오른 종목도 있다. 비티앤아이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비티앤아이여행그룹으로 이름을 바꾼 뒤 SM엔터테인먼트에 피인수, 다시
SM C&C(048550)로 이름을 바꿨다.
이 종목은 개명 이후 현재 40.08%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상반기 상호를 변경한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이다. 다만 이는 피인수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풀이될 뿐 간판 교체 효과는 아니라는 평가다.
◇스팩, 합병 후 폭락은 당연한 수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한제1호기업인수목적은 현재 주가로만 두고 보면4590원에서 836원으로 떨어져 하락률이 81.79%로 가장 높다.
다만 이 회사가 7월 초 기존 주식 1주에 신주 4.17주씩 무증을 실시한 점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3486원 가량이다. 이를 감안한 주가 하락률은 24.05% 정도다.
이에 비해 이트레이드1호기업인수목적은 다소 선방하고 있다.
하이비젼시스템(126700)과 합병 후 지난 2월14일 이름을 고친 이 회사 주가 하락률은 현재 -6.52%로 가장 양호하다.
사업활성화를 이유로 사명을 바꾼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