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이보라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포스코 사외이사 재직 당시 ‘박정희 기념관 건립 후원금 출연’에 찬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정희 기념관' 건립은 지난 2010년 초 전경련이 주요기업들에 수십억원 모금 요청을 해 논란이 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사업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명 탄원 문제에 이어 안 원장의 정체성과 관련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가 9일 입수한 포스코 2010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포스코는 그해 1월14일 1차 이사회를 열어 ‘제42기 결산 승인 및 정기주주총회 소집의 건’과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 후원금 출연’ 2건을 의안으로 처리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재적 15명 중 사내이사 6명 전원과 사외이사 8명 등 14명이 참석했다. 당시 사외이사는 9명으로 구성됐으며, 안 원장을 비롯해 유장희 현 동반성장위원장 등 8명이 참석했다. 제프리 존스 전(前)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만이 불참했다.
이사회는 이날 상정된 의안 2건을 모두 만장일치로 가결, 통과시켰다.
앞서 안철수·유장희·김병기 사외이사 3인이 참석한 재정 및 운영위원회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 후원금 출연’ 안건을 사전 심의해 가결시켰다. 해당 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통과하면서 이날 본 이사회에 의안 상정이 이뤄졌다.
다만 기념관 건립에 출연된 후원금 규모에 대해서는 포스코 측의 답변 거절로 확인되지 않았다.
안 원장은 200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했고, 2010년 2월부터 퇴임 시까지는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은 "박정희 기념관에 대한 후원금 출연에 찬성했다는 사실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내용"이라며 "곧바로 확인작업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은 1999년 기념관 사업이 시작된 이래 13년의 사회적 논란 끝에 지난 2월21일 개관했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관의 자료와 기록은 아버지 한 분의 것이 아니라 땀과 눈물로 나라를 일군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저에게는 한분 한분이 조국 근대화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 상암동에 위치한 기념관은 연면적 5290㎡에 3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건물 1층과 2층은 전시실로, 2층 일부와 3층은 일반·특별자료 열람실로 꾸며졌다.
기념관 건립에는 국고보조금 200억원을 비롯해 총 7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기념사업회는 국민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였으며 국내 주요기업들도 상당액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