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국내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3000만명을 넘었지만 제품 다양성은 오히려 쏠림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들은 소비자보다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급급해 노예약정을 걸고 공짜폰을 무분별하게 뿌리다 보니 중소제조사와 외산폰들이 사망직전에 이르렀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양한 개성과 기능을 가진 제품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스마트폰 3000만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위험한 독주'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日, 외산폰에 안방 내줘도 소비자 선택권 넓어
일본 IT시장은 외산제품에 유난히 반감을 가지고 있어 자국 자품만 애용하는 '갈라파고스섬'이라는 별명이 있다.
하지만 최근 휴대폰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애플과 삼성이 인기를 끈 후 일본회사들과 대만 중국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휴대폰 판매 상위권에 모두 포진하고 있다.
22일 일본의 시장조사기관 BCN이 발표한 7월 휴대폰 전체 판매대수 현황을 보면 삼성 갤럭시S3(SD-06D)가 9.1%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애플 '아이폰4S 32GB' 5.8% ▲후지쯔 'ARROWS X' 5.0% ▲애플 '아이폰4S 16GB' 4.2% ▲NEC카시오 'MEDIAS X' 3.7%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 애플 아이폰4S가 여전히 잘 팔리는 이유는 2년약정이나 지원금을 통해 공짜폰으로 판매하는 문화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ZTE사의 '지켜봐 휴대폰2(101Z)'의 경우 3.3% 점유율로 일본에서 경쟁사와 비등한 대결을 벌이고 있고,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한 HTC사도 'HTC J' 제품을 통해 2.6%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옵티머스 잇으로 2.8% 판매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실제 일본에서 7월 한달간 NTT도코모와 KDDI 등 이통사를 통해 판매된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제품들을 보면 이들 상위권의 점유율은 42.4%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의 시장은 중소제조업체들이 다양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휴대폰 자급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통사가 아닌 사업자별 시장점유율을 집계해보면 지난 7월 한달동안 삼성 갤럭시S3가 18.2% 로 1위고 이어서 ▲후지쯔 'ARROW X' 10.1% ▲NEC카시오 'MEDIAS X' 7.4% ▲LG전자 '옵티머스 잇' 5.5% ▲Huawei '어린이 휴대폰' 3.4% 등 통신사를 통해 집계되지 않는 판매량에서 다양성이 더욱 짙어졌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화면과 아이콘을 시원하게 키운 후지쯔사의 '편안하게 폰 베이직3'나 중국 Huawei사의 어린이 휴대폰이 톱 10에 들어간 점은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韓, 노예약정에 공짜폰까지..위험한 갤럭시의 독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 아니면 애플 일색이다.
그나마 남은 시장도 LG전자와 팬택이 싹쓸이해 중조 제조사인 SK텔레시스와 KT테크는 이들의 등쌀에 밀려 아예 사업을 접었다.
HTC사도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수차례 출시했음에도 한국에서 철수하고,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 등 기타 외산폰들은 하반기에 MP3 달랑 1개 외에는 출시계획조차 잡지못하고 있다.
그나마 애플도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지난 2010년 23.2%에서 2011년 12.9%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2%대로 추락했다.
반면 삼성은 국내에서 지난 2010년 31%, 2011년 53%로 급증한 후 지난 7월 기준으로 70%에 육박한다.
나머지 25% 가량은 LG전자와 팬택이 나눠갖고 있으며, 애플 아이폰을 합쳐 외산폰 점유율은 5%가 채 되지 않는데 이마저 나눠먹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7월 한달동안 평균적으로 개통이 된 스마트폰을 조사해보면 삼성 갤럭시 노트 16만대 ▲ 갤럭시 S2 HD LTE 6만대 ▲ 베가레이서2 5만대 ▲ 갤럭시 S3 LTE 5만대 ▲ 옵티머스 뷰 2만대 등으로 제조3사가 독식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휴대폰 판매망이 노예약정에 공짜폰까지 난무하고 있어 제조사와 통신사간 입김이 상당히 강하다"며 "국내 기업들의 할부지원금과 단가 낮추기가 팽배한 시장상황에서 자칫 속아넘어가는 소비자들도 요금폭탄으로 인한 피해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