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애플을 상대로 낸 특허 소송에서 법원이 "애플이 삼성전자의 표준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또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삼성전자가 애플의 '바운스백' 기술 특허 1건을 침해했다"고 선고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국내에서 아이폰 3GS와 아이폰 4, 아이패드 1·2를, 삼성전자는 갤럭시 S2 등의 판매가 금지될 위기를 맞았다.
이번 판결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국내에서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 3건 중 가장 먼저 내린 우리 법원 최초의 판단으로,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진행되는 본안소송 등 법적 분쟁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배준현)는 24일 삼성전자가 '아이폰 및 아이패드 등에 자사의 통신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애플사를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애플이 1건에 2000만원씩 삼성전자에 배상하라"고 판결하고 관련 제품의 판매금지와 폐기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애플사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자사의 아이폰의 조작기능과 디자인을 침해했다'며 낸 소송에서도 "삼성이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를 침해했으므로 애플에게 25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애플이 아이폰4와 아이폰3G 등 제품에 삼성전자가 보유한 통신 관련 특허기술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냈고, 애플은 삼성전자가 터치스크린상에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법무법인 '광장'과 '율촌', 애플은 '김앤장' 등을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우며 1년 넘게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애플이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내자 같은 달 21일 소송을 냈으며, 애플사도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자사의 아이폰의 조작기능과 디자인을 침해했다며 지난해 6월22일 소송을 냈다.
또 지난 3월 삼성은 애플을 상대로 '화면 분할에 따른 검색종류 표시방법, 가로·세로 회전 상태에 따른 사용자인터페이스(UI) 표시방법, 단문메시지(SMS)와 사진 표시방법 등 특허를 침해했다'며 추가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재판부는 당초 지난 10일로 선고기일을 예정했지만 "판결문을 최종검토하고 가다듬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2주 가량 선고를 연기했다.
삼성과 애플은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총 9개 국가에서 특허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독일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이 3G(3세대) 이동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영국법원도 지난 7월 삼성전자의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이 애플의 아이패드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며 애플이 주장한 특허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은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애플 제품이 삼성의 3세대(3G) 이동통신 특허 4건 중 1건을 침해했다'며 특허권 침해를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