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이자극(53) 전 금융감독원 부국장의 징계 무마를 위한 로비자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로 구속기소된 고양종합터미널 분양대행사 대표 서모(44)씨에게 항소심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서씨는 고양터미널사업 시행사 대표인 이황희(54)씨로부터 친구인 이 전 부국장이 직무상 비위로 감사원 징계를 받을 처지에 놓이자 감사원에 로비를 해달라며 두 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받았다.
이에 서씨는 당시 감사원 국장이던 성모씨(57)의 지인인 Y건설사 부회장인 김모씨(52)를 로비 통로로 활용했으며, 이 전 부국장에게 받은 돈 중 5000만원을 김씨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서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한양석)는 30일 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씨로부터 이 전 부국장의 징계문제 해결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이 사건을 주도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알선수재죄에서의 알선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받은 금액은 이 전 부국장의 징계와 관련한 청탁 활동에 대한 경비 또는 대가 명목으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인 알선수재에 대해서 유죄로 판단되지만, 김모씨와 공모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김씨에게 제공한 5000만원을 제외한 3000만원만 추징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죄 사실에 대해서 시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9월 영업정지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에이스저축은행에서 6900억원대 불법·부실 대출을 받은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됐고, 이 전 부국장은 부산저축은행의 돈을 받고 부실대출을 눈감아 준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