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올해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1년에 2차례 보험료 인하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업계에서도 연내 추가 인하는 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특히 8월 중순께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를 비롯해 전국을 강타한 태풍 '볼라벤'이어 '덴빈'까지 연달아 북상하면서 피해 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30일 "아무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추세라 할지라도 자동차보험시장은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시장인데 일년에 두차례나 보험룔 내리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올 6월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60%대(다이렉트 포함)까지 낮아지면서 지난 4월(평균 70%대 초반)에 이어 또 한번 자동차보험료 인하할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태풍 볼라벤으로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피해 신고가 총 1922건에 달하는 등 손보사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 주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낙하물로 인한 차량 피해는 1910건, 침수로 인한 차량 피해는 12건이었다.
또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3000여대의 차량이 피해를 입은 데다, 이날 태풍 '덴빈'까지 북상해 손보사들이 피해차량 가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1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면 1%포인트의 손해율이 상승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8월 집중호우에 이어 태풍 '볼라벤', '덴빈'까지 연달아 북상해 신고된 피해 건수만 하루에 수백건씩 늘어나고 있다"며 "8월 손해율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손해율 집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8월 손해율이 안정권을 벗어나게 된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보험료 인하 여부는 9~10월까지 손해율 추이를 지켜본 후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1월 중 보험료 인하 여부가 결정이 나더라도 금감원의 허가, 보험개발원의 요율산정 등 여러가지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빨라도 내년 초나 돼야 보험료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 들어 지속적인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손보사들은 지난 4월 보험료를 내린 이후 자동차보험 역사상 처음으로 추가 인하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삼성화재는 60%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다른 대형사들도 70%대 초반을 유지했다.
그러나 8월 들어 비 피해 차량이 속출하면서 손해율이 다시 급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금감원 측에서도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는 것에 대해 지금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손해율 추이를 지켜봐야 할 때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실상 금감원도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는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안정세를 되찾긴 했지만 몇 달 간의 데이터만으로 연말까지의 손해율을 예측하는 것은 리스크가 커 손보사들에게 좀 더 추이를 지켜보라고 당부했다"면서 "아무리 손해율이 안정세를 되찾았다 하더라도 섣부르게 일년 손해율을 예측해 보험료를 미리 내려버리면 보험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