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1만원대 실손보험 '단독상품' 출시 의무화

보험료 갱신 주기 1년으로 단축..보험료 인상폭 최대 25%
자기부담금 '선택' 가능..최대 부담금 200만원 넘을 수 없어

입력 : 2012-08-30 오후 4:29:38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내년부터 실손의료보험 특약만 단독상품으로 만든 단독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다. 실손보험 갱신 주기는 현행 3년에서 1년(매년)으로 단축되고, 고객의 특성에 따라 자기부담금 선택이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실손의료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자신이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사가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4월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2522만명에 달한다.
 
실손의료보험 연간 수입보험료는 3조3000억원(손보사 2조5000억원, 생보사 8000억원)에 달하며, 매년 300만명 이상이 신규 가입할 만큼 가입률이 매우 높은 상품이다.
 
그러나 3년 후 갱신시 보험료가 급등해 보험사들이 가입시에는 싸게 팔고, 갱신시 보험료를 크게 인상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특히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을 다른 보장에 끼워 넣은 통합상품 판매로 갱신시 보험료를 크게 올리더라도 소비자가 알기 어렵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도 어려워 조기 해지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실손보험 '단독상품' 출시 의무화..보험료 갱신은 '매년'
 
금융위는 이에 따라 다른 보장과 묶어서 판매하던 실손보험을 따로 떼어낸 '단독상품' 출시를 의무화했다.
 
통합상품과 함께 단독상품 출시를 의무화해 소비자가 실손상품 가입만 원할 경우 가입·변경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실손보험을 변경하거나 재가입 할 경우 부담을 낮추도록 했다.
 
현재 실손보험료는 1만~1만5000원 선이지만 다른 보장이 포함된 보험료는 7만~10만원 수준이어서 실손보험 단독상품만 가입할 경우 보험료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보험료 갱신주기는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3년마다 보험료를 갱신하도록 한 현행 제도에 따라 올해 보험료를 갱신할 경우 보험료는 약 60% 인상된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보험 갱신시 인상폭이 가입시점에 비해 과다하고 그 원인 또한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금융위가 보험사들이 의료환경 변화와 위험률 변동을 보험료에 적기에 반영하고, 인상원인을 세분화해 제시할 수 있도록 갱신 단위를 1년으로 단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단, 보험료가 매년 과다 인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인상범위를 25%내로 한정하고 매년 인상한도를 공시토록 했다.
 
◇보장기간 최대 15년마다 변경
 
실손보험의 보험기간도 현실화된다.
 
현재 대부분의 실손보험은 '100세 보장' 등 특정연령까지 '동일'한 보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료 인상폭이 커서 고연령에서 계약을 유지하거나 60세 이후에 해지하고 재가입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다.
 
보험료가 3년마다 20%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월 1만5000원의 보험료를 내는 40세 가입자가 80세에 내야 하는 보험료는 6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보장내용을 최대 15년마다 변경할 수 있도록 보장기간을 개선했다.
 
앞으로 보험사는 100세까지 보장이 가능한 상품이라도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15년 안에 보장내용을 변경해야 한다.
 
이 경우 나이가 많아져도 보험료 부담이 낮은 상품으로 재가입할 수 있게 된다.
 
◇자기부담금 상품 선택 가능..본인 부담액 최대 200만원
 
실손보험 상품을 '80%보장형'과 '90%보장형' 모두 출시토록 해 소비자의 자기부담금 선택권을 높였다.
 
현재 모든 실손보험 상품의 자기부담금은 10%(90%보장형)로 동일하다. 때문에 보험사가 의료비의 90%를 보장하고 있어 과잉진료를 유발하거나 보험료가 더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내년부터는 자기부담금 비율이 20%인 실손보험 상품이 출시돼 소비자가 자기부담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평소 병원을 자주 가지 않는 사람이라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자기부담금 20%인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단, 두 상품 모두 자기부담금 최대한도는 연간 200만원으로 동일하다. 암 등 의료비가 비싼 중증질병이 발생했을 경우 80% 보장형 상품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소비자가 부담하는 치료비는 최대 200만원으로 한정했다.
 
병원비가 1000만원이 나왔을 경우 자기부담금 10%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100만원, 20%상품 가입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200만원으로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병원비가 2000만원 이상 나올 경우 20% 상품의 본인부담금은 원칙상 400만원이지만 실제부담금은 200만원이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가 '90%보장형'을 판매할 경우 '80%보장형' 보험료를 함께 제시해 보험사가 임의대로 자사에 유리한 상품만 판매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비급여 확인장치가 마련되고 비급여 영수증 표준화 제도가 도입되는 등 보험금 지급심사도 강화된다.
 
정지원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비급여 의료비의 청구내용 확인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활용하는 법적근거와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며 "비급여 의료비 항목의 확인을 쉽게 하기 위해 명칭, 코드, 양식 등 기재방식의 표준화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책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등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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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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