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로컬사업이 성과 부진으로 좌초 위기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시작으로 그간 추진됐던 다음의 외형확장 전략이 변화를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컬사업이란 지역 기반 상인을 타겟으로 하는 일종의 온라인광고 플랫폼 사업을 말한다. 쉽게 말해 지도서비스를 기반으로 업주가 상점소개부터 할인이벤트까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툴이다.
지난 2년간
다음(035720)은 이를 가장 강력한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관련 기업 두 곳을 인수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한 바 있다.
하지만 5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기존 기획했던 옥외광고, 커뮤니티, 소셜커머스, 지역정보, 결제시스템 등을 아우르는 로컬사업을 중단하고 다른 방향으로의 접근을 모색 중이다.
◇ 지난 2년간 다음은 최대 신성장동력으로 로컬사업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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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장기간 준비한 로컬플랫폼 ‘단골’ 베타서비스가 오는 20일 종료된다.
다음의 공식적인 입장은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아 정식 오픈이 연기된다는 것”이지만 내부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접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며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로컬사업에 관한 정보보안을 당부하는 메일이 발송되기도 했다.
또 조직 축소가 이뤄졌다. 원래 로컬사업 조직은 사내 최대 단위인 ‘그룹’이었지만 이제는 그 아래인 ‘유닛’으로 격하됐으며 예정돼 있던 채용계획 역시 취소됐다. 현재 관련 인력은 기존 업무가 아닌 새 사업모델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변화의 불똥'이 사업 책임자에게도 튀었다. C레벨급 주요 보직을 역임했던 해당 임원에게는 대표 직속의 신사업 구상 업무가 맡겨졌는데 문책성 짙은 인사라는 게 내부의 평가다.
이같은 다음의 행보는 로컬사업 성과가 극히 미미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로컬사업에 인수자금 포함, 수백억원의 비용을 들였지만 수익화는 커녕 관련 서비스 활성화조차 실패했다.
◇ 최근 2년간 타법인 출자현황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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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로 소셜쇼핑 메타서비스의 경우 메인페이지 주요 카테고리에서 밀려났으며 실사서비스 ‘스토어뷰’ 역시 런칭하고 1년이 지났지만 제휴업체가 수천개에 불과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음 내부에서는 이미 로컬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그 가능성에 관한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며 “특히 책임자가 위치기반서비스 및 로컬사업과 무관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시작으로 다음이 그간 벌였던 갖가지 신사업을 정리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다음은 모바일광고, 스마트TV, 사회관계망서비스, 클라우드, 게임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 바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적자다. 업계 한쪽에서는 체계적인 시장분석 및 계획없이 무분별한 외형확장을 꾀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 마이피플을 비롯, 주요 신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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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구사업이라 할 수 있는 PC기반 온라인광고 사업은 정체 국면을 맞으며 수익성 감소가 이어지는 추세다. 사실상 외통수에 몰려있는 셈이다.
한편 다음측은 로컬사업의 가치는 여전하며 앞으로도 계속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조직축소 및 책임자 문책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