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18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수출 부진 우려와 당국 개입 경계감으로 하락세를 늦추며 111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보합권의 흐름을 보였다. 엔화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자산매입규모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며 유로화와 달러화에 대해 소폭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1.308달러로 저점을 낮추고 1.311달러에 하락 마감했다. 달러·엔은 78 9엔으로 고점을 높이고 78.6엔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스페인 현지언론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구제금융 조건을 협상하되 가능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라고 재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돼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6.01%까지 오르는 등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한편 18~19일로 예정된 BOJ 회의를 앞두고 BOJ가 추가적 양적완화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월 들어 11거래일 동안 총 8거래일 동안 하락하며 연저점 부근에 바짝 근접했다.
저가기준으로는 1113.3원까지 하락하며 연저점(1111.80원) 부근까지 내려갔고, 종가기준으로도 연중최저치인 1115.5원에 불과 0.5원을 남겨둔 상태다.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난 점이다.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OMT) 선언과 독일헌재의 합헌판결로 유로존이 큰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이 퍼졌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정책대응 의지와 3차 양적완화(QE3) 시행 등 대외 호재가 잇따르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강화하고 있다.
또 3대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면서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대내 호재 역시 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대규모 주식순매수를 지속하며 달러 공급물량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하는 등 대내외 경기둔화가 뚜렷한데다 환율 하락이 수출부진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추격매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원·엔 환율의 추가하락 가능성 역시 수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이 가운데 전날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매수세가 유입된 만큼 시장의 개입경계심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강력한 QE3 발표로 환율의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강한 개입 경계와 꾸준한 결제 수요가 하단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18~19일 열리는 BOJ 통화정책회의의 결정은 당국의 환시 개입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증시에서의 외국인 동향과 결제 수요에 주목하며 111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112~1119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잇따른 호재에도 대내외 경기여건이 환율의 추가하락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환율이 연저점 부근까지 빠르게 하락하며 레벨부담과 개입경계가 누적되는 흐름에서 밤 사이 유로화의 숨고르기는 서울환시에도 쉬어가기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하단의 개입경계 및 저가수요, 상단의 외국인 주식물량과 고점매도가 환율 흐름을 제한하는 가운데 1110원대 중후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113~1119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