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60세 미만인 비 은퇴 가구의 예상 월 수령 노후 자금이 필요자금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암울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의 예상 월 수령 노후 자금이 평균 109만원인데 반해 필요한 자금은 235만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KB노후준비지수로 살펴본 한국인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가 25~59세 3700 가구를 대상으로 노후 준비 수준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가구의 노후준비지수는 100점 만점에 53.3점으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재무ㆍ비재무 조건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재무 조건만을 반영한 재무준비지수는 46.3점으로 노후자금 준비가 더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형태별로는 부부가구의 재무준비지수는 41.5로 독신가구의 61.0에 비해 19.5포인트 낮았고, 부부가구 중에서도 유자녀 가구(40.3)가 무자녀 가구(55.7)에 비해 15.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자녀의 양육·교육·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본인들의 노후 준비가 취약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40대 가구의 39.8%, 50대 가구의 46.2%는 지금까지 노후 준비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이유로 ‘자녀 교육비·결혼자금’을 1순위로 꼽았다.
20~30대 가구도 노후 준비에 가장 큰 걸림돌로 ‘과도한 자녀 양육비·교육비’를 꼽아 세대와 상관없이 ‘자녀에 대한 지출’부담을 노후준비의 최대 장애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가구주 연령이 높을수록 재무준비지수가 낮아져 50대 가구는 39.9에 그쳤다. 반면, 20대부터 준비를 시작한 가구의 재무준비지수가 평균 66~71, 40대 중반 이후부터 준비를 시작한 가구의 평균이 50으로 노후준비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직업에 따라서는 공무원 가구의 평균 재무준비지수가 68.2로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반면, 자영업 가구의 평균 재무준비지수는 34.5로 공무원 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직업별 편차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KB경영연구소는 거주 주택과 같은 부동산 자산 활용이 노후준비 부족을 보완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주택연금(역모기지) 등을 활용해 부동산자산을 노후자금으로 유동화할 경우, 비 은퇴 가구의 평균 재무준비지수가 46.3에서 57.7로 11.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부동산 보유율이 높고, 노후준비는 부족한 50대 가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은퇴가 다가오는 베이비부머 가구에서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