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7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이 주도하는 글로벌 백신 협업에 참여할지 주목됩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이사장과 트레버 먼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회장이 21일 방한해 국내 주요 백신, 진단기기 개발 기업 임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특히 2022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을 찾는 빌 게이츠 이사장은 국회와 기업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보건의료,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재단의 주요 비영리 활동인 저소득 국가 백신 보급 프로젝트 협업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게이츠재단이 글로벌 백신 보급 프로젝트 협업을 제안할 대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3년부터 게이츠재단과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게이츠재단은 2020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 개발에 나선 SK바이오사이언스에 360만달러에 달하는 연구 자금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백신 글로벌 공급망 확대' 논의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연구개발 중인 백신은 글로벌 임상 3상 막바지에 이른 21가 폐렴구균백신 GBP410, 임상 1/2상 진행 중인 자궁경부암 백신 NBP615, 로타바이러스 백신 NBP613, 일본뇌염 백신 GBP560 등이 있습니다. 회사가 연구개발 중인 백신에 대해 게이츠재단과 협업이 이뤄질지도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게이츠재단의 글로벌 백신 보급 프로젝트 참여와 관련해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논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적자는 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 480억원 대비 9.3% 증가했고, 순손실은 17% 감소한 20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백신 제제, 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56%에 달했고 올해 상반기는 21%를 차지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적자 개선을 위해 글로벌 백신 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수익 구조 창출을 모색하고 있죠.
지난해 IDT바이오로지카의 지분 60%를 인수해 백신, 의약품 유럽 생산 거점을 확보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CDMO 수주 확대와 항암 바이러스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바이오 영역으로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또한 자체 개발 백신 스카이셀플루과 스카이바리셀라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도 하반기에 기대됩니다.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올해 초부터 동남아와 중남미 등 남반구 지역 국가들에 출하를 개시했고, 2022년 범미보건기구(PAHO) 입찰에서 첫 수주에 성공해 3년간 공급해온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2027년까지 중남미 지역에 백신을 공급하는 수주 확대에 성공했습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게이츠재단 측과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 글로벌 공급망 사업 협업을 시작으로 우리 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 펜데믹 때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치료제와 백신 의약품, 진단키드 등 방역 물품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가능성 보여준 만큼 여기에 주안점을 두고 글로벌 백신 공급망 확장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덧붙였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 HOUSE 전경.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