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한 부지와 건물을
롯데쇼핑(023530)에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신세계는 매장을 경쟁사인 롯데에 넘겨줘야 할 처지에 빠지게 됐다.
인천시와 신세계의 15년 상생 관계도 '풍부한 자금'을 앞세운 롯데 앞에서는 모두 쓸모없게 된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부지 경쟁은 비일비재 했지만 경쟁사 점포를 통째로 인수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며 상도의를 벗어난 행위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27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매각을 위한 투자개발 사업자로 롯데쇼핑을 선정하고 이날 투자약정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매매 대금은 8751억원으로 인천시와 롯데쇼핑은 12월중으로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월31일까지 잔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롯데쇼핑은 이 부지에 버스터미널과 백화점, 마트, 디지털파크, 롯데시네마 등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2017년까지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건물 임대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내년초에 터미널 주인이 롯데쇼핑으로 바뀔 경우 신세계는 계약 만료시까지 임대료를 경쟁사인 롯데쇼핑에 내야하는 우스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현재 신세계는 일정금액을 인천시에 지불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세계가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해 증축한 5000여평의 주차타워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주차타워의 임대계약 만료는 오는 2031년 3월까지다.
2018년부터 롯데가 이곳에서 영업을 하게되면 신세계와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천시와 신뢰관계 아래에서 그동안 꾸준히 투자해왔는데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지난해 매출기준으로 신세계 내에서 4위,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 전체 순위에서도 7위를 차지할 만큼 '알짜배기'로 불리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곳이다.
이곳을 롯데에게 빼앗길 경우 신세계로써는 치명상을 입을수 밖에 없어 양사간 인천점 전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