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시장의 이목이 스페인 구조조정 문제에 쏠린 가운데 시장은 일단 안도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인 정부가 긴축재정을 발표, 내년도 예산안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뉴욕증시는 벌써부터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로화도 스페인의 예산안에 힘입어 달러화에 대해 상승 반전했다.
추석을 앞둔 코스피는 관망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석 이후 코스피는 전강후약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10월 초 안도랠리의 고점이 형성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신증권: 코스피 상승의 한계와 대안
스페인의 빠른 구제금융 신청,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이 월초 기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월 중반부터는 중국과 유럽의 경제지표, 기업 어닝시즌을 맞이하면서 수요없는 회복의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다만 10월 코스피의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9월 선진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조치가 상단을 높이지는 못해도 주가 하단에 대한 강한 지지력과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지대로 포지션을 이동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책에 대한 기대는 반영됐고 정책실행에 따른 마찰음과 경기, 기업이익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방어주인 통신, 음식료, 유틸리티 등을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나 가격적인 매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
보험 업종이 가장 기대된다. 10월 중순 이후 지수의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보험 업종의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한다. 3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가운데 보험 업종의 경우는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최근 1~2개월 사이 상향조정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또 업종 주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향후 12개월 순이익 전망치도 상향 조정세에 있어 실적 발표 시즌에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 스페인 구제금융은 규모가 핵심
전일 스페인의 예산안 발표와 오늘 은행권 최종 감사 결과를 앞두고 국가 구제금융 신청 이슈가 재차 확대된다. 스페인에서는 재정 긴축안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소식이 전해지는 반면, 라호이 총리는 구제금융에 부과되는 조건들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눈치다. 스페인에서는 10월에만 300억유로 이상의 국채가 만기 도래하고, 지방정부 부실이 계속되면서 정부의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만약 스페인이 실제로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주식시장의 반응은 악재의 돌출 강도와 구제금융 금액과 재정방화벽의 규모 비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악재의 돌출 강도 측면에서 따져보면 주식시장은 스페인 구제금융을 단기 불확실성 해소로 반응할 여지가 크다. 당면한 유로존 재정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시스템 개선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ECB가 무제한적인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국채 발행 부담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구제금융 금액과 재정방화벽 규모에 대한 점검은 내달 8일 유로안정화기구(ESM)이사회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18~19일 EU정상회담, 그리고 21일 스페인 지방선거가 핵심 점검사항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스페인 구제금융 예상액(1000억 유로선)은 ESM의 초기 방화벽을 밑돈다. 예정대로 ESM의 자본금 납입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또 시장 예상 수준에서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면 주식시장으로의 악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2012년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총 국채규모도 1900억 유로 수준으로 방화벽 이내다.
다만 시장의 잠재적인 불안심리와 관련해서는 방화벽 형성의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2014년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채 규모가 각각 2700억 및 5200억 유로에 달하기 때문이다. 문제 국가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나타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ESM의 실효대출여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게 된다. 또한 스페인과 관련한 익스포져가 독일, 프랑스 등 핵심 경제권역에 집중된 점도 악재의 확산에 대한 부담감을 재차 자극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스페인 부동산 가격 리스크 방향 정한다
스페인 구제금융은 빨리 결정될수록 유동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현재 스페인은 제한적 구제금융, 즉 은행부문 지원을 위해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을 예정이지만 최근에는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ECB의 스페인 국채 매입 요청) 가능성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EU 및 독일은 스페인의 유동성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스페인에 전면 구제금융 신청을 좀 더 앞당길 것을 촉구하고 있다.
스페인 경제 체질 개선 및 은행부실 해결이 단기간에 용이하지 않고,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이 어차피 스페인의 국채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미봉책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것이 유로존 리스크 완화 및 도미노 현상의 사전차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은 스페인의 유동성 리스크 완화 측면에서 해석될 가능성이 높으며, 스페인은 유동성 리스크 완화 후 단계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 구제금융 이후 유로존 리스크 전개 방향, 결국 내년 ‘부동산 가격’이 결정: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시점에 따라 향후 유로존 리스크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일단 그리스 리스크는 논외로 하고 이와 관련해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비관적인 시나리오 두 가지 경우를 가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 스페인 유동성 리스크 완화로 국채 금리 하락 → 10월 스페인 국채 만기 롤오버 → 21일 스페인 갈리시아, 바스크 지방 정부 선거, 국민당 승리 → 스페인 긴축 이행 → 스페인 부동산 가격 안정 및 연말까지 유로존 리스크 완화, 도미노 현상 완화
-비관적인 시나리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지연 → 스페인 국채 금리 상승 → 스페인 유동성 리스크 심화 → 이탈리아 국채금리 상승 등 도미노 현상 심화 → 추가 경기 악화 및 스페인 부동산 가격 추가 급락 → 스페인 은행 추가 구제금융 및 국가 차원의 전면적 구제금융 필요
낙관적 시나리오와 비관적 시나리오 모두 올 연말까지는 유동성 리스크의 일시적인 완화 여부에 따라 유로존 리스크의 전개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이후에는 스페인 주택가격의 향방이 유로존 리스크의 전개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 주택가격은 하락에 대한 견해가 지배적, 다만, 바닥론도 참고할 필요가 있어: 결론적으로 스페인의 주택시장 제반여건은 수요가 여타국에 비해 더욱 좋지 않고, 인구구조학적으로나, 주택구입능력지수도 낮아 미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다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주택지표의 회복세가 스페인과 같은 여타 국가의 부동산 관련 센티먼트 변화에 힘을 보탤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스페인 관련 긍정적 논리도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