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약가인하로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제약업계가 새 활로(신약개발) 찾기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직 신약개발 기술만이 최선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바이오기업에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자금력은 있으나 신약개발능력이 부족한 제약사와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했으나 신약 만들기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한 바이오기업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간의 전략적 인수와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한독약품(002390)은 최근 바이오 벤처회사 제넥신의 지분 19.72%를 인수했는데, 지분 투자를 통해 한독약품의 바이오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보완하는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한독약품은 앞서 지난 2월 제넥신과 바이오베터와 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약(MOU)을 체결하고, 7월에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녹십자(006280)는 지난달 면역세포치료 전문 바이오벤처업체 이노셀에 대한 유상증자 대금 150억원을 납입완료해 최종적으로 기업 인수를 마무리했다.
제3자 유상증자 인수방식으로 녹십자는 이노셀의 지분 23.5%를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섰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노셀 인수는 이 회사가 보유한 세포치료제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향후 신약개발에 주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콜마(024720)는 올해 초 비알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이는 화장품 영역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제약산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기업간의 인수합병으로 신약개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려는 사례도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된 바이오 기업 바이넥스는 최근 ㈜에이프로젠의 지분 22%를 160억원에 인수했다.
바이넥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 포함) 위탁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에이프로젠이 개발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도 생산해 한국 및 일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간의 전략적 제휴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안팎의 분석이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관행처럼 해 오던 리베이트가 점점 사라지면서, 제약계에서는 오직 신약개발만이 살길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만료된 다국적제약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제약업계가 그동안 침체기를 걸었던 주된 원인은 복제의약품 의존과 리베이트였다”며 “이런 관행을 깨고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신약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