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최승환기자] "어려울 때 진작 포기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과 태양광에 너무 무리하게 투자를 했다"며 채권단과 웅진그룹 임직원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 회장은 "끝까지 책임져야 되겠다는 생각에 홀딩스까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들어간 것"이라며 "(제가) 벌린 일에 책임을 져야 되겠다는 생각에 웅진 홀딩스 대표이사 취임해 피해를 줄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기업회생 신청 직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는 비판 여론에 대한 해명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웅진사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는 이어 "여론은 제가 대표이사로 부족하다는 쪽이 많았다"며 "그래서 다시 대표이사 그만 두면 좋겠다 생각해서 그만둔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 목적이 아닌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재차 강조했다.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016880)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만큼 향후 그룹 운명에 있어 채권단과 법원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웅진홀딩스의 부도로 중단된
웅진코웨이(021240) 매각을 재추진할 경우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보유한 재산과 관련해서는 서울저축은행과 웅진플레이도시에 차입한 것과 현재 집 한 채와 웅진식품 주식 등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보유 주식과 자녀들의 주식을 모두 팔아 회사를 살리는 데 썼다"며 "따로 조성한 돈은 없기 때문이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정관리 직전 윤 회장의 부인인 김향숙씨가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웅진씽크빅(095720) 주식 4만4781주(0.17%) 전량을 4억원에 처분한 하는 등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항변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윤 회장의 기자회견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 신청 관련 법원 심문에 참석키로 하면서 윤 회장 단독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신 대표는 이날 법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한편 웅진그룹은 심리가 끝나는 대로 쟁점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이다.
다음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채권단과 임직원들에게도 뭐라 말할수 없이 죄송합니다. 사과합니다. 제가 사업을 하면서 무리하게 확장을 하다 보니까 기업 회생까지 오게 됐습니다.
건설과 태양광에 너무 무리하게 투자를 했습니다. 어려울 때 진작 포기했으면 이렇게까지 안 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책임져야 되겠다는 생각에 홀딩스까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제가 벌린 일에 책임을 져야 되겠다는 생각에 웅진홀딩스 대표이사 취임해 피해 줄여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론은 제가 대표이사로 부족하다는 쪽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대표이사 그만 두면 좋겠다 생각해서 그만뒀습니다.
창업 32년 동안 우여곡절도 많이 있었지만 성장도 해왔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외환위기(IMF)때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성장했고 영세기업에서 중견기업, 대기업 그룹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저의 무리한 욕심 때문에 결국은 기업회생 절차까지 이르게 됐고, 사업욕심을 부리다 보니까 더 키우고 잘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저는 사업을 하면서 내가 어떡하면 가장 모델적인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임직원들이 잘 알 것입니다. 지금도 지켜보고 있을 임직원들이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32년동안 어디에 납품하라던가, 친인척에게 청탁한 적이 없습니다. 임직원 인터뷰를 해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세무회계 부정을 시키거나 지시한 적도 없습니다. 한 번도 우리가 사회적 비난을 받지 않았습니다.
인사에서도 공정함을 첫째로 했습니다. 친인척이 회사를 좌지우지하거나 핵심세력이 차지한다든가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런 점은 임직원들이 잘 알 것이고, 이 부분은 밑이나 위나 자신감 있게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무리하게 사업을 해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된 점에 대해서 며칠동안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저의 자만심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잘해왔으니까 다른 업종 확장해도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태양광을 확장할 때만 해도 태양광 시장이 너무 좋았습니다. 갑자기 어려워질 거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건설은 공교롭게도 인수한 이후로 지금까지 나빴습니다. 많이 도왔지만 결국 안되서 법정관리까지 갔습니다.
저는 경영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크게 발전시켜서 일자리 창출이나 국가에 공헌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일이 크게 잘못돼서 이런 결과가 왔고, 그래서 저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이 많이 있지만 지금 와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며칠 사이에 좀 어지러웠습니다. 저 나름대로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손해를 덜 미치겠다는 것이 이렇게 됐습니다. 여러분께 너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