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대선 주자들의 부동산 공약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동산 패러다임이 개발에서 복지로 전환되면서 각 정당 후보들이 서민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증가는 소득 감소를 불러오기 때문에 마지막 부동산 블루칩으로 통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부동산시장에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8일 각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면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7일 정책발표에서 "중산층과 서민을 떠받치는데 정부의 재원을 우선 쓰겠습니다. 토목공사보다 사람에게 먼저 투자하겠습니다"라며 개발보다는 임대주택 중심의 복지정책을 펼칠 것을 암시했다.
이미 안 후보는 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이 경기부양이 아니라 서민의 내집마련 등 주거안정에 목표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선은 서민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서울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청년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복안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공공원룸텔을 많지 짓겠다는 공약을 했다"며 "임대주택을 해마다 10만가구씩 늘려나가겠다는 정책인데 10만가구중 1만가구 이상은 공공원룸텔로 만들고, 대학생들을 위해서는 공동기숙사를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보다 구체적인 임대주택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23일 박 후보는 '집 걱정 없는 세상' 종합대책을 공개하고 '값 싸고 질 좋은' 역부근 행복주택 20만가구 건설과 대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저가 기숙사 2만4000가구' 건설 계획을 밝혔다.
행복주택이란 철도부지 상부에 인공대지를 조성하고, 그 위에 아파트, 기숙사, 상업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임대 후 분양조건인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40년 장기임대 후 리모델링해 재임대한다. 박 후보 측은 낮은 토지사용료로 인해 기존 시세에 비해 50~75% 저렴한 수준의 보증금 및 임대료에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복지를 전면에 내세워 서울시장 자리에 오른 박원순 시장은 임대주택 확대 공약을 지키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서울시 SH공사는 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공급과 채무감축 달성을 위한 조직개편을 오는 15일 단행한다고 밝혔다. SH공사는 임대주택 건설과 관리에 대한 의지를 반영해 현행 사업1본부를 임대주택본부로, 사업2본부는 주택사업본부로, 고객지원본부는 임대관리본부로 변경키로 했다.
토지개발연구원 김용구 원장은 "모든 대선주자들이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들고나온 만큼 누가 당선되던 상황을 달라질 것이 없다"며 "현재도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수익률 확보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