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일부 병원에서 의사 대신 간호조무사가 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하거나 고장난 기계로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등 부적정한 검진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하기 위해 받는 건강검진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셈이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건강검진 기관 현장점검 결과 부적정 기관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85개소, 2011년 433개소 , 2012년 9월 기준 410개소가 건강점진 부적정 기관으로 확인됐다.
부적정 건수(중복체크)는 2010년 340건, 2011년 460건, 2012년 9월 기준 466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적정 유형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한 건강검진 실시기준 위반이 698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 검진 인력 미비 등 인력관련 위반(315건), 검진 시설 미구비( 36건), 검진장비 미비·노후·신고누락(119건), 문진표·건강검진 검사결과지 등의 보관 미비(26건) 순이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간호조무사가 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하거나 방사선 촬영기와 위조영촬영기가 고장이 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곳이 있었다.
자궁경부암 세포검사 시 헤어스프레이로 고정을 한 것으로 적발된 기관도 다수였다.
앞서 대한세포병리학회에서는 헤어스프레이는 세포가 적절하게 고정돼 있지 않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혈액검사 시 유효기간이 지난 튜브를 사용하거나 혈액 채취 후 2시간 이내에 혈청을 분리하도록 한 지침을 지키지 않고 혈액을 냉장 보관하지 않은 곳도 많았다.
복지부 건강검진 실시기준에는 정확한 검진 결과를 위해 혈액을 채취한 후 2시간 이내에 혈청을 분리한 후 냉장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필수적으로 구비해야 할 위 내시경 세척기를 구비하지 않은 기관도 있었다.
지난 2010년 8월 평가를 실시한 1만4565개 기관 중 C·D등급 평가를 받은 2498개 검진기관이 1년 6개월여가 지날 때까지 431개 기관이 시정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잘못된 건강검진이 오히려 수검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부적정 검진기관에 대한 적극적인 사후관리와 검진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건강보험공단의 강력한 조치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