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8월30일 발표한 급발진 사고 1차 조사 결과가 부실한데다 기업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공단은 특히 합동조사 회의녹취록을 임의로 삭제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하지 못하는 등 불신을 살만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9일 민주통합당 문병호 의원은 교통안전공단 국정감사에서 "3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대구 와룡시장 급발진사고에 대해 합동조사단이 핵심쟁점인 'ECU냉땜(엔진제어장치 납땜 불량)'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급발진사고가 아니라고 서둘러 결론 냈다"고 공격했다.
냉땜(cold soldering joint)은 납땜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기적으로는 연결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엔진제어장치에 냉땜이 생길 경우 잘못된 신호가 발송돼 스로틀 밸브가 갑자기 열리거나 닫히게 된다. 스로틀 밸브가 열릴 경우 급발진이 발생하고 닫힐 경우 시동이 꺼진다. 이 때 시동이 꺼질 경우를 유사급발진이라고 하며, 유사급발진과 급발진은 형태는 다르지만 원인은 동일하다.
문 의원은 "냉땜 문제는 와룡시장 급발진사고의 핵심쟁점인 만큼 합동조사단은 냉땜 여부에 대해 추가조사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며 "급발진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조사를 통해 의혹을 벗거나 반대의 경우 구속된 운전자가 아닌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수현 의원 역시 급발진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납득이 안된다고 공격했다.
박 의원은 "급발진조사단의 조사 결과 급발진이라고 판단될만한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조사 결과에 많은 이들이 의심을 하고 있다"며 "이미 밝혀진 것처럼 조사단의 구성에서 문제가 제기됐고 자동차제조사들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듣게 됐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는 특허청에 등록되어 있는 '급발진 방지 장치' 특허 때문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자동차제조업체에서는 공식적으로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제조업체들이등록한 '급발진 방지 장치' 특허가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는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업체의 주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박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급발진의 원인이 운전자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신뢰받을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재일 의원은 "올해 예산 2310억원 가운데 1600만원짜리 EDR(에어백 ECU) 분석장비를 이제야 구입했다는 건 공단의 의지가 없다는 증거"라며 "YF 소나타의 급발진에 대해 오는 24일 국정감사를 통해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 역시 조사 결과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심 의원은 "국토해양부가 구성한 급발진 합동조사반에서 외부 자문위원 의견이 묵살 당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이는 모두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조사반에 공단 소속 자문위원만 16명인 것을 보면 예측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공단에 회의녹취록을 요청했지만 삭제했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