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아이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다우니 측에서 자신들은 규정에 맞게 제품을 만들었기에 환불이 안된다고하네요"(주부 임모씨)
최근 "한국 소비자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며 취임포부를 밝힌 이수경 한국 P&G 사장이 막상 자사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되자 법적문제 등을 운운하며 '환불 거부'로 대응, 실제로는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지난 9일 한국 P&G의 섬유유연제 다우니에서 유독물질인 글루타알데히드 98mg/kg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P&G는 "98ppm(0.0098%)은 현행법상 유독물에 해당되지 않을 뿐 아니라 글루타알데히드는 미국, 유럽 연합 등 전세계적으로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사용이 허용된 보존제로 심지어 화장품에 0.1%함량까지 사용이 허용된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P&G는 이같은 주장이 담긴 내용을 국내 일간지 1면에 광고하며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들, 특히 아기를 키우는 있는 주부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한국 P&G 소비자 상담실(080-023-3030)로 문의·항의하며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P&G 소비자 상담실은 회사 정책을 이유로 "환불 불가"만을 답변하며소비자의 분노를 키워가고 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의식한듯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 등은 '다우니' 판매를 일시중단하고 전 매장에서 제품을 철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소시모 관계자는 "환불은 해주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자발적 리콜이 필요한 것 같다"며 "현재 관계 기관과 이야기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수경 한국P&G 신임 사장은 지난달 소공동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국 소비자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당시 이 사장은 "높은 GDP 수준, 글로벌 최상위권에 속하는 스킨케어 시장의 규모, 수준 높은 취향과 까다로운 눈높이의 소비자가 있는 한국은 무한 성장 가능성을 자랑하는 주요 전략 시장"이라고 강조하며 "P&G는 한국을 선진 시장 성장 동력이자 혁신 허브로 보고 있다. 한국이 P&G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일로 "한국 소비자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했던 이 사장의 취임포부는 한국 시장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했음이 한달도 안돼 들통난 셈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