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비 드는 신제품보다 안전한 '장수제품' 인기

경기불황에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매출 선호
패키지 바꾸고 맛 다양화해 신제품 효과 노려..`걱정반 우려반`

입력 : 2012-10-11 오후 1:33:3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경기불황과 국제곡물가 상승으로 신제품 개발비를 줄이고 있는 식품업계가 매출이 안정적인 장수제품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나의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선 인력과 시간 그리고 충분한 개발비가 필수적이다.
 
특히 식품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일반식품에도 기능성을 추가하는 트렌드로 인해 신제품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힘들게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였다고 해도 이른바 '대박 상품'이 되는 것은 극히 소수다. 때문에 식품기업들은 오랜 기간 인기를 끌어온 '장수제품'을 앞세워 안정적인 매출 확보에 나서는 추세다.
 
오리온(001800) 초코파이, 빙그레(005180) 바나나우유 등 장수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의 입맛이 길들여져 쉽게 바꾸기 어려운데다 기업명과 제품명이 하나의 명사처럼 인식돼 별다른 광고 없이도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오래된 패키지나 맛을 리뉴얼 하는 방법을 사용해 기존의 맛과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신제품인 것 같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올해만해도 이러한 제품들이 신제품보다 월등히 많았다. 라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식품기업들이 이 같은 제품을 시장에 쏟아냈다.
 
해태제과 홈런볼, CJ제일제당(097950) 헛개 컨디션, 매일유업(005990)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앱솔루트W 우유, 오리온(001800) 다이제·펌프껌·고래밥, 대상(001680) 홍초, 동서(026960)식품 맥스웰하우스 등이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능이나 맛을 추가해 리뉴얼 한 제품이다.
 
패키지를 바꿔 새로운 소비트렌드에 맞춘 경우도 있다.
 
샘표식품(007540)은 5년만에 대표상품인 간장 패키지를 샘표 고유의 CI(기업이미지)를 반영한 육각형 패키지로 교체했고, 서울우유는 7년만에 태극문양을 이용한 패키지로 바꿨다.
 
롯데칠성(005300)음료도 '아이시스 8.0'의 패키지를 바꿨다. 높이는 키우고, 둘레는 줄이는 한편 제품 허리부분을 오목하게 해 손이 작은 여성 소비자들이 편하게 쥘 수 있도록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소비트렌드 변화주기가 빨라져 장기간 개발해 내놓는 신제품보다 기존 브랜드를 활용하는 방식이 업계에서 선호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외국 수입제품에 국내시장이 잠식될 우려가 있다"고 걱정반, 우려반의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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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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