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통계청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마련된 대통령 훈령을 뒤늦게 적용하거나 자체 규정을 만들어 징계의결을 하지 않는 등의 편법으로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낙연(민주통합당)의원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계청은 행정안전부가 지난 2009년 4월 공직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만든 대통령 훈령을 바로 적용하지 않고 2년이 더 지난 작년 10월에야 제도를 정비했다.
각 행정기관은 새로 제정된 대통령 훈령을 바로 적용하거나 자체 훈령을 대통령 훈령에 맞춰 정비해야 한다.
그러나 통계청은 대통령 훈령을 뒤늦게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자체 규정을 개정하면서 대통령 훈령에는 없는 내용을 새로 만들었다. 이는 '평소의 근무태도'에 따라 처분을 다르게 할 수 있는 기관의 재량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관할 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고 상해·절도·재물손괴·전자금융거래법위반사항은 '주의', 교통사고·차량손괴사항은 '경고' 처분을 내렸다.
대통령 훈령에 따랐다면 수사기관이 '기소유예'로 공무원범죄처분 통보를 했을 때, 통계청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의결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통계청은 자체 규정을 통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자체 처분으로 끝냈다. 이후 올해 7월 뒤늦게 행안부의 지적을 받자 징계위원회를 열고 과거의 자체감사 결과를 다시 심의했다.
그 결과 '주의', '경고'에서 그쳤던 것이 '견책', '불문경고'로 처분 수위가 높아졌다.
이 의원은 "통계청이 자체 규정을 마련해 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 동안, 일부 직원은 징계시효가 넘어 징계의결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훈령까지 무시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