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지난해 통계청의 물가지수 개편직전에 우기종 통계청장이
삼성생명(032830) 부사장등 업계 관계자들을 만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물가지수 개편에 대한 보험업계 로비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한국은행은 생명보험료를 물가지수 품목으로 포함시킬 것을 권고했지만, 통계청은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생명보험료가 물가지수 항목에 포함되면 물가상승 우려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게 된다. 이를 우려한 보험업계가 통계청에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종학(민주통합당) 의원이 15일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통계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 따르면 우기종 청장은 지난해 11월 22일 조선호텔에서 '보험협회 관계자 업무협의 및 만찬간담회' 참석 경비로 22만4180원을 지출했다.
앞서 우 청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전날인 11월22일 삼성생명 곽상용 부사장과 간담회를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날인 11월23일 생명보험료는 물가지수 개편에서 제외됐다.
'제5차 국가통계위원회 회위록과 회의자료'에 따르면 이날 위원장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감대를 완전히 형성하지 못한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되는 측면까지 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업계가 물가지수 개편직전에 통계청장을 만나면서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했던 데에는 생명보험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홍 의원은 풀이하고 있다.
당시 개편안 전체 조사품목 482개의 물가 가중치는 전체 가중치를 1000으로 볼 때 전세가 60.6으로 가장 높고, 월세 30.1, 휘발유 28.4, 이동전화료 26.4의 순이었으며, 생명보험료는 바로 그 뒤인 20.7이었다.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번째로 높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물가지수 개편에 앞서 "생명보험은 민간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앞으로도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가지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통계청에 전달했다.
홍종학 의원은 "2011년에 개편된 물가지수는 국민 체감을 반영하기는 커녕, 삼성생명 등 보험업계와 부적절한 만남 등 생명보험료 문제와 석연치 않은 금반지 제외 등 의혹 투성이였다"며 "반드시 전면적인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