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용 D램 '날개'..PC용 D램 '추락'

입력 : 2012-10-19 오후 6:19:29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등의 연이은 출시로 스마트기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모바일용 D램이 안정적인 증가세로 접어들었다. 반면 PC용 D램은 여전히 수요 부족에 시달리며 거래가격이 또 한번 바닥을 찍었다.
 
19일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iSupply)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세계 D램 순이익은 역대 최고치인 1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18억3000만달러보다 2000만달러가 늘었다. 스마트기기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모바일 D램 가격 역시 직접적인 수혜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규모 현황 및 전망(출처: 아이서플라이, 단위: 10억달러)
 
지난 2010년 글로벌 D램 시장은 한해 동안에만 77.5%의 급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지나친 공급과잉이 평균판매단가(ASP)의 하락을 불러오며 지난해 2분기부터 성장세가 꺾이고 수익성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업계가 치킨게임에 접어든 이유다. 침체의 연속 속에 지난 8월 일본의 반도체 업체 엘피다가 감산을 선언하면서 수급이 점차 안정세를 되찾았다. 출혈경쟁 끝에야 추가적 하락 없이 4분기 연속 견조함을 유지하게 됐다.
 
마이크 하워드 아이서플라이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스마트기기들의 지속적인 시장 확대로 모바일 D램이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전반적인 D램 시장의 성장성은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다"며 "하지만 모바일 D램은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며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은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6%까지 확대했다. 지난 2010년 11%에 불과했던 비중이 지난해 19%로 늘고, 올해는 7%포인트 더 늘어난 것이다.
 
한편 모바일 D램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도 이 같은 시장 확대에 따른 수익성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 6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2분기 모바일 D램에서만 11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삼성의 반도체 사업부 매출은 전분기 대비 3% 성장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5% 성장한 것"이라며 "이번 3분기 역시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D램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3억6600만달러에서 소폭 하락한 3억6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3억7700만달러보다 3%가까이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20%에 이른다.
 
업계에서 가장 약세에 처한 기업은 미국에 기반을 둔 마이크론이다. 지난 6월 업계 3위인 엘피다를 인수하며 성장을 꾀했으나 큰 성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엘피다와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3%와 4%를 기록했다.
 
한편 PC용 D램은 '바닥'을 모르는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반도체 전문 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상반기 주요 D램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0.8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사상 최저수준으로 기록됐던 0.86달러에서 또 한번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주요 D램 제품인 DDR3 2Gb 256M×8 1333㎒의 고정거래가는 0.84달러로 지난달 하반기보다 2.33%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PC용 D램의 수급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PC OEM업체와 유통업체들의 재고 처분이 늦어지고, 결국 가격이 급락세에서 빠져들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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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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