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올 들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예금이 잇따라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빠져나간 예금이 펀드나 방카슈랑스 등 은행권 상품으로 재유입지 않고 있어, 지점장이 직접 예금 유치에 나서는 등 은행들은 예금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은행 수신금액 감소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대형은행의 총 수신금액은 5월 660조에서 7월 금리인하 후 656조로 크게 떨어졌다. 이후 8월과 9월에는 각각 659조원, 661조원으로 주춤한 상황이다.
은행별로 월말에 수신잔액을 집계하고 있어 아직 이번달 유출 규모는 정확하게 집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금리인하 후 4대 대형은행 예금 잔액이 전월 보다 4조원 가량 줄어든 점을 감안할 때 이번달에는 더 큰 폭의 유출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10월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시중은행들은 이달에도 0.04~0.2%포인트 예금금리 인하에 나섰다. 현재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대체로 3% 초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비상걸린 은행..부지점장이 직접 예금 유치 나서
A은행 직원은 "최근 만기가 도래한 예금 고객들의 경우 최근 예금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다른 예금 상품으로 연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B은행 동대문지점 직원은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상권 분위기도 안좋은 데다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예금 유출이 많은 상황"이라며 "예금에서 유출된 자금이 펀드나 방카슈랑스 등으로 유입되는 것도 아니라 은행에서는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C은행 영업점 직원은 "예금 유출이 많아서 지점장, 부지점장이 직접 예금 유치에 나섰다"며 "빠져나간 부분을 메우느라 개인당 수억대 예금을 유치했을 정도다"라고 전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금 유출을 막기 위한 특판예금 출시 등도 어려운 영업 환경이어서 수신 감소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마땅한 대안 투자처 없어 예금 규모 급감은 없을 것"
그러나 마땅한 다른 투자처가 없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인 예금 규모가 급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주환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이나 주식시장 모두 침체돼 투자대상이나 투자처가 없어 유동자금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자체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지금 당장 예금에 대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로 가면 저원가성 예금 확보 등 안정적으로 고객 예금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