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하락 마감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대비 94센트(1.1%) 하락한 배럴당 85.73달러에 거래를 기록했다. 팩트셋 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이는 5거래일 연속 이어진 하락세로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6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4센트(0.37%) 내려간 배럴당 107.85달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미국 내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이 원유 가격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주간 미국 원유재고가 59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조사업체인 플래츠는 한 주간 원유가 170만배럴 늘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이며 유가에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 주지 못했다. 우선, 시장 조사업체인 마르키트는 유로존의 10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5.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6월 이후 최저치로 유로존 제조업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음을 시장에 재확인시켜준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지표는 시장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HSBC가 발표한 10월 중국의 제조업 PMI는 49.1로 여전히 기준점인 50을 하회했지만 최근 3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며 중국 경착륙 우려를 낮췄다.
미국의 신규주택판매도 2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상품시장 마감 직전 발표된 연방준비제도(Fed)의 성명서는 유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날 연준은 3차 양적완화와 오는 2015년 중반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기존의 정책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대로 서프라이즈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존 마카루소 티케 캐피탈 어드바이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는 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가는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금 선물가격도 하락했다. 뉴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12월물 금 선물은 전일대비 0.5% 내린 온스당 1701.60달러를 기록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독일 의회 연설을 통해 "ECB의 전면적 통화 거래 프로그램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밝히며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인 금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