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애플이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분기 실적을 내놨다. 이익성장 전망도 낮춰 잡으면서 애플 신화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월가와 주요 외신들은 연휴 시즌인 다음 회계년도 1분기(10~12월)는 신제품 판매 수요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공급 능력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3분기 순익 주당 8.67달러..시장은 '실망' vs 애플은 '만족'
25일(현지시간) 애플은 지난 분기(7~9월)중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 늘어난 82억달러, 주당 순익이 8.6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8.75달러였던 시장 예상치에는 못미쳤다.
애플의 자체전망치인 주당 7.65달러는 충족했다. 매출은 359억7000만 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358억달러와 애플 전망치 340억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그 동안 메가톤급 서프라이즈한 실적을 발표했던 애플의 성적에 비하면 초라한 게 사실이다. 이는 '아이폰5' 공급 차질 및 뉴 아이패드 판매 부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269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58% 급증했으며 시장예상치인 2500만~2600만대를 넘었다. 다만, ‘아이패드’ 판매량은 1400만대로, 전년대비 24% 증가했으나 시장예상치인 1700대에는 못미쳤다. 맥컴퓨터는 1% 증가한 490만대에 그쳤고 ‘아이팟’은 530만대에 19% 감소했다.
하지만 애플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이패드가 1400만대나 팔렸는데 이는 우리 기대를 넘어선 것”이라며 “다만, 아이폰과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에 대한 루머가 돌면서 기존 제품 판매를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월가에서도 아이패드 미니 출시 루머 이후 뉴 아이패드 판매 감소를 점쳐왔던 만큼 크게 실망하지 않는 분위기다.
주요 외신들도 애플 실적이 기대엔 못미쳤으나 아이폰5 판매 부진 등을 감안하면 순익 24% 증가는 긍정적이란 평가를 내놓았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환상적인 실적을 기록해 자랑스럽다"며 "최고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제품을 가지고 연말 쇼핑 시즌을 맞게 돼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라고 말했다.
◇애플, 수요 급증 '확신'..'공급 못 따라갈까' 걱정
애플은 연말 연휴시즌이 포함된 다음 분기 실적 전망도 보수적으로 내놨다. 매출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520억 달러, 주당 순익은 11.75달러로 예상한 것.
하지만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매출 550억달러와 주당 순익 15.41달러를 밑돌았다. 다만, 애플은 통상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는 만큼 실제 매출은 이보다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주목할 점은 그간 실적을 발표해온 기업들이 수요 부진을 우려했던 것과 달리 애플은 급증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까를 걱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이폰5’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공급물량 부족 사태를 겪은 바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수요가 공급을 강하게 능가하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 등을 고려할 때 4분기가 애플에겐 가장 바쁜 시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월가 투자자들 역시 애플의 공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쇼우 스턴에지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이익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번 이익 전망은 신제품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일부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제품 라인업에 따른 초기 생산단가 비용이 급증했다는 점도 이익 둔화 전망 요인 중 하나다.
애플의 많은 제품들이 새로 출시됐는데, 일반적으로 제품이 출시된 초기에는 제조비용 등으로 생산원가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폰 5와 아이패드 미니 출시에 따른 생산 및 투자비용은 155억달러로 전분기대비 배 이상 급증했다.
팀 쿡은 "이달 들어 애플 신제품 생산라인이 본 궤도에 들어섰다"며 "소비자들의 기대와 수요에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애플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3%이상 내렸으나 이후 낙폭을 줄여 1.2% 하락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