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가 독일 의회를 방문해 국채매입프로그램(OMT)의 정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자국 여론을 의식한 독일의원들은 맹공을 퍼부으며 OMT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OMT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반대로 진짜 문제는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이라며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OMT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로존이 붕괴하거나 시장경제가 파괴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신뢰할 만한 기관이 투자자를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독일 의원들은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고수하며 맞받았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대량으로 돈을 찍어 개별 국가를 돕는 것은 ECB에 허락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본연의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로존 인플레이션률이 2.7%인데 반해 ECB 기준금리는 0.75%라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가동돼 개인투자자와 기관들이 저리에 돈을 빌려가게 되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국제통화기금 연설에서 "유럽중앙은행의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낸 바 있다.
외신들은 이런 독일의 자신감은 유로존 최대의 채권국이자 최대 지분 보유국(27.1%)이라는 타이틀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