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SK그룹이 지주사 중심의 수직적 운영체계에서 벗어나 각 계열사가 중심이 되는 '수평적' 체제로 대전환할 방침이다. 전환 시점은 내년 1월1일이다.
SK그룹은 29일과 30일 이틀간 서울 광장동 아카디아 연수원에서 최태원 회장 주재로 '2012 CEO 세미나'를 열고 지주회사인
SK(003600)가 담당하고 있는 그룹 차원의 업무를 각 계열사로 위임하는 그룹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세미나 모두발언을 통해 "2002년부터 시작한 '따로 또 같이' 경영을 통해 2005년 전 계열사의 흑자 전환을 달성했고, 2007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2단계 도약을 했다"면서 "이제는 각 사 중심의 수평적 그룹 운영체계를 통해 3차 도약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이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 이후부터 줄곧 고민해 온 각 계열사 중심의 성장 플랫폼을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을 비롯한 SK 경영진은 이번 CEO 세미나에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이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그룹 경영 시스템을 진화,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SK 경영진은 지난 9월부터 각 분과위를 구성, 자체적으로 사전 토론을 진행한 데 이어 이번 세미나에서 사전 마련된 운영 방안을 토대로 논의의 폭을 넓혔다. 이에 그룹 경영체계를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로 혁신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따로 또 같이 3.0'으로 규정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운영 방안은 향후 각 사 CEO가 사별 이사회와 자율적인 협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운영 체계의 내용을 구체화해 11월 말 이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내년부터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전면 실시되게 된다.
SK는 '따로 또 같이 3.0'이 확정되면 지주회사가 각 사와 협력해 운영해 오던 기존 업무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향후 자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지주사가 담당하던 실질적 운영 권한을 각 계열사로 대폭 위임하겠다는 뜻이다.
대신 각 계열사들은 진화의 독립적인 주체로 '따로' 경영을 강화해 나간다. 동시에 그동안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참여해 온 그룹의 글로벌 성장 전략은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관점에서 각 관계사가 중심이 돼 그룹 차원으로 구성하는 위원회가 맡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SK는 덧붙였다.
한편 SK는 지난 2002년 제주선언을 통해 각 사별 생존경영 중심의 ‘따로 또 같이 1.0’을 처음으로 도입한 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출범과 함께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면서 각 사별 생존력을 높여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는 ‘따로 또 같이’ 경영을 실행 중에 있다.
이번 CEO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김창근
SK케미칼(006120) 부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김신배 SK㈜ 부회장, 박영호 SK차이나 부회장, 정만원 SK㈜ 부회장, 김영태 SK㈜ 사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096770) 사장, 하성민
SK텔레콤(017670) 사장, 이창규
SK네트웍스(001740) 사장,
SK C&C(034730) 정철길 사장 등 SK 주요 경영진 30여명과 사외이사 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