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안철수, 문재인에 회동제의..단일화 새국면

입력 : 2012-11-05 오후 8:15:20
[뉴스토마토 이한승 기자] 앵커 :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오늘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호응했습니다. 내일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두 후보가 만나기로 하면서 후보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얼마남지 않은 대통령선거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취재기사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치사회부 이한승 기자 나왔습니다.
 
드디어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겠군요. 어떻게 된건지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 네, 앵커 말씀대로 오늘 안철수 후보가 전남대 강연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단일화 회동을 제안했습니다. 일찌감치 오늘 강연자리에서 단일화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더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안 후보의 제안 이후 양 캠프의 비서실장들이 따로 연락을 취해 내일 배석자 없이 두 후보끼리만 만나게 됐습니다. 본래 오는 10일 안 후보의 공약집 발표 이후에나 단일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안 후보의 제안과 함께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앵커 : 오늘 강연에서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어떻게 언급했습니까?
 
기자 : 기득권 내려놓기와 정권교체 등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다소 소극적이던 안 후보가 직접적으로 문 후보에게 제안했습니다.
 
안 후보는 각자의 공약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방식과 형식만 따지면 1+1이 2가 되기도 힘들 것이라며 문 후보와 먼저 만나 서로의 가치를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하자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단일화를 통해 1+1을 3으로 만들어 내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먼저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중요한 조건 세가지를 밝혔는데요. 첫째는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둘째는 가치와 철학이 하나되는 단일화, 셋째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정치가 변화하는 정권교체, 국민의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는 철학이 자신과 문 후보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 오늘의 단일화 물살이 광주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 말씀대로 광주에서 단일화 의지를 밝힌 것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광주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입니다. 야권 단일후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안 후보로서는 호남의 마음을 얻고 시작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안 후보도 이같은 호남이 가진 상징성에 맞게 광주에서 단일화에 응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안 후보는 오늘 강연에서 "광주는 김대중, 노무현 등 두명의 대통령이 가진 변화의 정신을 선택했다"며 "광주가 그 씨앗이 돼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단일화가 광주에서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향후 단일화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오늘 오전에는 조국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대학교수 250여명이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일도 있었죠? 영향을 미친건가요? 어떤가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조국 교수를 비롯한 10여명의 대학교수는 오늘 오전 서울 중구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후보가 서로 협력해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단일화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두 후보에게 ▲빠른 시일내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만날 것 ▲기득권 내려놓고 정치개혁과 단일화를 논의할 것 ▲공동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정책기구를 결성할 것 ▲공동 선대위를 구성해 대선에 임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시민사회의 요구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 자 그렇다면 안 후보의 수락에 대해 단일화를 꾸준히 제안해 온 민주당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 안 후보의 단일화 호응 이후 우상호 공보단장이 브리핑을 통해 환영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동안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를 언급하기를 꺼리거나 우회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문재인 후보 측은 단일화를 강력히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 단장은 "안 후보의 말이 문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둘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졌다고 평가한다"며 "이 기회를 잘 성숙시켜 협력과 경쟁 과정이 정치를 변화시키고 대한민국을 변화할 수 있는 희망을 만들자"고 말했습니다.
 
앵커 : 그동안 다소 지지부진하던 단일화 정국이 갑작스러운 시점에 급하게 돌아가면서 새누리당이 크게 당황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 새누리당은 두 후보가 내일 만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비판 공세를 퍼붓었습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인가"라고 비꼬았습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의 구호나 내용이 오로지 권력을 잡겠다는 것 빼고는 없다"며 "후보등록일까지 20일 동안 정책, 인맥 등을 어떻게 조율하겠느냐"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이 단장의 반응과는 달리 단일화는 새누리당이 대처하기에 쉽지 않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단일화가 성사되기 전부터 단일화가 구체화되면 정책 등 다른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에 새누리당도 단일화에 버금가는, 혹은 그것을 넘어설만한 파괴력을 지닌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데 그만한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나름 현실성 있는 카드가 '개헌'과 관련된 카드지만 지금 상황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정략적이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인데다 단일화에 묻혀 여론을 크게 일으키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40여일 남은 대선까지 이슈를 주도하는 후보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기 때문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그 카드가 예상만큼 파괴력을 갖고 단일화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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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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