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 차세대 지도부, 증시에 불 붙일까

입력 : 2012-11-09 오후 1:35:32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의 18차 당대회와 함께 세계의 이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증시로 모아지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새 지도부의 출범으로 증시는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2009년과 같은 대규모 부양책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스티브 순 HSBC 투자전략가는 정권 교체가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경제 성장과 정권 교체는 매우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정권의 재구성은 투자 활동에 촉매제가 됐다"고 전했다.
 
◇中증시, 2007년 정점 찍고 2000P대 맴돌아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기대 심리가 극에 달한 지난 2007년 사상 최고점인 6124.04포인트까지 올랐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시장의 거품이 걷히며 지수는 2000포인트 아래로 급락했다.
 
이후 중국 정부가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며 증시는 3000포인트 선에 근접했으나 유로존의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가 다시금 침체기에 빠지며 지금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월 2478.38포인트로 연고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5월을 전후로 잠시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긴 했으나 오래가지는 않았다.
 
9일 오후 12시30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3.02포인트(0.15%) 오른 2074.53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상승 흐름은 3월 이후"
 
일각에서는 후진타오 주석이 당 총서기직을 물려받은 지난 2002년, 주가가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던 점을 들어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9·11테러와 닷컴 버블로 인한 글로벌 금융 시장의 혼란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직접적인 비교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정권의 등장은 증시에 모멘텀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다만 정권 교체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과도한 기대는 경계토록 했다.
 
애론 CEO는 현재 2100포인트 선을 유지하고 있는 증시가 완연한 상승 흐름을 타는 것은 정권교체가 완료되는 내년 3월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기 지도자로 유력시 되는 시진핑 부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 자리에 오른 뒤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주석의 지위를 획득해야 완전한 정권교체가 마무리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새로운 지도부와 함께 경제지표도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도부가 교체되는 4분기에는 회복의 조짐을 보인 후 내년 3월 이후에 3000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금보다 45%나 뛰어오른 수준이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기대 어려워
 
증시 상승의 동력은 중국 지도부 교체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09년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증시가 크게 올랐던 것에 미루어 이번에도 새 지도부의 부양책이 경제와 증시를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 지도부 역시 지난해 발표된 제12차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정책을 꾸려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장 하우하우 Z-벤 어드바이저 조사담당자는 "보통 권력 이양후 3~6개월동안 지도자들은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며 "향후 1년 내에 경기의 회복이 나타나겠지만 아주 강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크 매튜 줄리어스베어뱅크 조사담당자도 "시진핑과 리커창은 권력 이양 직후 일정 기간동안 정책 결정권에서 큰 힘을 내지 못할 것"이라며 "이들의 정치 성향 역시 대규모 부양 보다는 사회 통합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재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과 함께 사람들의 소득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강사회(중산층 사회)로의 발전을 중시하고 있다. 파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 밖에 최근의 경제지표가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달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개월 만에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 이상으로 올라섰고 9월의 산업생산 역시 올 들어 처음으로 예상을 상회해 회복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은 '경제' 그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오프 루이스 JP모건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중국 증시 움직임에서 정책은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책 이상의 것을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의 낙관적 전망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 가치와 실적 둔화에서 벗어나고 있는 기업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지표가 개선되며 연착륙에 대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이는 저조한 실적을 공개했던 기업들의 경영 성과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진양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