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지속성과 안정성이 부각돼 긍정적이지만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재정절벽, 증세 등으로 불확실하단 점 때문이다.
9일 증권가는 미국 대선 결과로 오히려 더 불투명해진 시장 방향성을 짚어보고 전략을 제시했다. 미국에 이어 정권교체 이벤트가 발생한 중국 관련 투자 아이디어도 점검했다.
◇신한금융투자: 미국, 추가 급락 가능성 낮다
미국 대선 결과 오바마 연임이 확정됐다. 재정절벽 이슈 또한 수면 위로 부상, 미국 S&P500 지수가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오바마 당선이 정책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롬니 당선보다 낫다고 평가됐다는 점에서 예상 밖 급락이었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은 연말로 갈수록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연말까지 돌발이슈로 작용할 수 있는 세 가지 변수의 향방에 대해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우려되는 점은 재정절벽 이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유로존 이슈도 주목된다. 유로존 이슈 내에서는 스페인의 국가 구제금융 신청, 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 확정 등의 사안이 중요한 변수다. 마지막 한 가지는 중국의 정권 이양이다. 해당 변수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기대만큼의 정책 시행이나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투자 심리가 악화될 수 있어서다.
현재까지 하반기 코스피 흐름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큰 그림인, 11월말 이후 반등 국면이 가능한지 여부는 향후 2개월 간 변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된다.
하락보다는 반등 쪽에 무게 중심을 둔 전략을 추천한다. 앞서 언급한 변수들의 영향력이 감소할 때까지는 조정시 매수 전략을 유지한다.
◇한국투자증권: 오바마 재선, 낙심할 것도 환호할 것도 없다
6일 오바마 대통령 재선을 변곡점으로 코스피가 반등하길 기다려왔다. 그러나 안정적인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7일 미국 다우산업평균이 2.4% 하락했고 코스피는 1900선 하단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기업투자 증가는 단기간 내 나타나기 어렵다. 양극화된 여론으로 인해 재정절벽에 대한 조기 합의가 어려워 기업투자를 제한하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 또 롬니 공화당 후보는 기업투자를 자극하기 위해 역외기업이익 세금면제, 법인세 인하 등을 제안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미국 기업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버냉키 연준의장이 설사 사임한다 할지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후임 연준의장을 지명하는 만큼 미국 QE3 등 통화정책은 지속적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소비자가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주택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동양증권: 중국의 소비,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
올 한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종목들의 컨셉 중 한 가지가 바로 ‘소비’였다. 소비 부문은 필수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기본적인 소비 수요가 유지되는데다 경기의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고소득층의 소비 성향 등을 감안해볼 때 상대적으로 양호한 돈의 흐름이 유지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징인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특히 눈에 띄는 퍼포먼스를 보였던 종목들의 특징을 찾아보게 되면 바로 중국의 소비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정권 교체가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중국 소비와 관련된 종목군들에 대한 관심이 향후에도 유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점검을 한번쯤 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소비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중국의 정책적인 움직임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전일 개막한 18차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전일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 현 주석은 지난 10년간의 업무 경과와 함께 향후 중국의 발전방안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보고문을 발표 했다.
주목할 부분은 2020년에는 2010년의 GDP수준의 2배를 달성하겠다는 것과 ‘소강(小康)사회’의 전면적 건설에 대한 언급이다. 10년동안 국부가 2배가 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성장기에 접어든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게 빠른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고 중국 정부가 성장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가 않다.
IMF의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2011년 9.2%의 성장을 했고 올해는 7.8%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0년의 GDP를 100이라고 한다면, 올해까지의 성장률을 반영한 상태에서 2020년 200의 GDP를 달성하는 것은 연 7%의 성장률만 기록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외부로부터 경착륙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는 현재 성장률 수준을 오히려 하회하는 목표치라는 점에서 볼 때, 중국 정부가 성장성을 제고하기 위해 강력한 경기 부양책(특히, 기존 경기 부양 국면에서 활용했던 투자 중심의)을 활용할 개연성은 높지가 않다는 것이다.
대신 소강사회라는 비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는 경제발전과 민주적 정치, 문화, 환경, 개인의 윤택한 생활 등 경제, 정치, 문화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사회를 말한다.
결론적으로 향후 시진핑 정권이 성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양적인 성장 보다는 분배적 성장에 방점을 둘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라는 부분에 보다 무게가 실릴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앞서 살펴 본 2010년이나 올해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정책기조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중국 소비 관련 주들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만한 개연성이 갖추어진 상황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