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52개사 퇴출 위기..전년보다 18곳 늘어

금감원, 中企 97개사 구조조정 대상 선정..부동산·건설·운송업 '위기'
신용공여 은행들 3000억 규모 충당금 추가 적립 필요
중소기업 경영사정 "내년 더 어렵다"

입력 : 2012-11-1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중소기업 1만3000여 곳 중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퇴출 위기 기업이 52곳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침체 영향을 많이 받는 부동산과 건설업, 운송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중소기업들이 대거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라 은행들은 추가로 약 3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해 적잖은 부담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채권은행들이 신용공여 규모 50억~500억원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부실 가능성이 있는 1356개사 중 97곳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97개 기업 중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C등급은 45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희박한 D등급은 52개사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지난해보다 20개 늘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C등급은 2개, D등급은 18개 증가했다.
 
◇중소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 (단위 : 개, %)
(자료 : 금융감독원) *( )내는 세부평가 대상수 대비 C, D등급 비중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4개(45.4%)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업과 건설업 각각 13개, 도소매업 11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침체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건설·부동산업종이 26개로 전년(14개) 대비 85.7%(12개) 증가했다.
 
운송업의 경우 지난해에는 구조조정 대상이 없었으나 올해 6개가 선정되는 등 취약업종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말 현재 97개 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은행 8720억원, 저축은행 961억원, 보험회사 221억원등 총 1조2735억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4093억원의 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은행들은 9월말 현재 1108억원을 이미 적립해 앞으로 2985억원의 추가 적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당금 추가 적립시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은 9월말 기준 0.06%포인트 상승하는 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6월말 기준 0.03%포인트 하락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C등급 업체의 경우 자산부채 실사 및 경영정상화계획 수립 등 신속히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한편 워크아웃 진행 기업의 경영정상화 진행상황과 주채권은행의 관리 실태 등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또 D등급 업체는 채권금융회사의 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토록 할 계획이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신용위험평가 직후 정상 평가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워크아웃이 중단되는 경우 기업구조조정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채권단의 구조조정 후속조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B등급 업체중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기업 41곳은 채권은행들이 패스트트랙(Fast Track)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금감원이 중소기업 신용위험 평가를 실시한 2009년부터 현재까지 C, D 등급을 받은 중소기업은 모두 1039개사로, 이 중 C등급은 526곳, D등급은 513곳으로 확인됐다.
 
C등급을 받은 526개 업체 중 71개사는 경영정상화에 성공했고, 나머지 기업들은 현재까지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을 추진 중이다.
 
반면 D등급을 받은 513곳은 채권단 지원없이 법원의 회생절차 및 경매 절차 등을 밟고 있으며 사실상 회생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중소기업의 경영환경과 자금사정이 악화돼 내년에는 구조조정 대상 선정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7.7%에서 올 상반기 4.2%로 둔화됐고 이자보상배율도 2.5배에서 2.4배로 악화됐다.
 
또 중소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되면서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의 주식 발행액은 지난해 1~9월까지 1조3000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5000억원으로 급감했다.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해 7000억원에서 올해는 0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등 여러 지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내년에는 중소기업들의 경영사정이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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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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