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캠프, 잇따른 막말에 입단속 '전전긍긍'

입력 : 2012-11-14 오후 5:10:15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두고 새누리당 내 막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막말을 한 당사자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국민대통합'을 외치며 영입한 인사들이며, 발언도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박 후보의 기획담당특보인 김경재 특보가 최근 영·호남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12일 광주역 앞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 투표 참여 캠페인에 참석해 트럭 위에 마련된 연단에서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특보는 "광주 사람들이 문재인, 안 아무개를 뽑는 것은 민주에 대한 역적이고 정의에 대한 배반"이라며 "정신차려야 할 때"라고 밝혔다.
  
특히, 과거 'DJ맨'으로서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 특보는 "지금 안 아무개(안철수 후보)와 문 아무개(문재인 후보)가 공동정권 만든다는 것을 보니까 경남고·부산고 공동정권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며 "경남고·부산고 공동정권을 만들어봤자 광주와 호남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말했다.
 
그는 "문재인도 부산에 가서 '(노무현 정권이)사실 부산정권 아니냐'고 발언했다"며 "그런 사람이 여기서 표를 또 얻으면 우리를 '오장육부'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후보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3남 홍걸씨에 대해 "격이 떨어지는 일"이라며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김 특보는 14일 한 라디오에 출연 "당시에 100여개의 언론사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지역감정이라고 매도한 곳은 한겨레와 경향신문 밖에 없다"며 언론사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박 후보 측근들의 막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새누리당과 합당한 선진통일당의 이인제 전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세종시에서 개최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야당의 한 사람(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정치적 경험은 대통령 비서라는 것밖에 없다"면서 "자기가 모시던 대통령이 부패혐의에 쫓겨 자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적으로 영원히 죄인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 나와서 대통령을 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노무현재단은 즉각 논평을 내고 "불과 두 달여 전 국민통합을 내세우며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박근혜 후보는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게 망언을 일삼는 자들을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게 '박근혜식 국민통합'이냐"며 "박 후보는 잇따른 막말과 망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 역시 "지난 2002년 경선을 치른 경쟁상대에 대한 미움도 없지 않겠지만 고인의 죽음마저 매도해야 하는지 인간적 비애를 느낀다"며 "전직 대통령의 죽음마저 매도·조롱하는 것이 박 후보의 인식, 새누리당의 수준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특히, 두 인사의 발언은 지난 9일 선대위 공동의장인 김태호 의원의 '홍어X'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 비판을 받은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나온 것이다.
 
앞서 김 의원은 "(대선이) 며칠 남지 않는 상황에서 단일화하는 것은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일"이라며 "이렇게 해도 국민이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국민을 홍어X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거친 단어를 쏟아냈다.
 
이외에도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의 '진생쿠키', '영계 발언'이 당시 문제가 됐으며, 이정현 공보단장이 이른바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연장 관련 법안을 '연계 처리하자'고 발언해 당 내에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처럼 박 후보 측근들의 발언들이 논란이 되자, 당 내에서도 말조심을 각별히 당부하고 나섰다.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 앞서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이제부터 외부와, 기자와 얘기할 때 부정적 토론과 언행은 일체 금지"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옥임 대변인도 14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인제 대표 등의 발언과 관련, "국민통합의 차원에서 많은 분들을 모셨고, 백의종군 하신 분들도 있다"며 "식구가 많다보니 여러 가지 그런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 내에서도 대선이 초박빙 구도 속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자칫 '설화(舌禍)'에 휘말려 당이나 박 후보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어 전전긍긍한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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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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