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었지만 지갑 닫았다'..가계소비성향 '역대 최저'

가계 흑자율 26.4%..전년比 3.9%p ↑ '사상 최대'
평균소비성향 73.6%..전년比 3.9%p ↓ '경기불황' 탓

입력 : 2012-11-1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해에 비해 고용 증가로 월평균 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가계가 벌어들이는 것만큼 지출을 늘리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3년 1분기 통계 작성 이래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율은 사상 최고치를, 소득 중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불황으로 가계가 지갑을 닫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산층을 중심으로 소비지출이
악화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12년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4만2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3% 늘었다. 지난 1분기 사상 처음으
로 400만원을 넘었다가 2분기에 다시 300만원대로 하락, 3분기에 다시 400만원대로 올
라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제외할 경우, 실질 가계소득은 4.6% 증가했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가계소득 중 비중이 67.0%인 근로소득이 7.8% 늘어 가
계소득 증가를 이끌었다"며 "이는 전년동기대비 취업자가 50만6000명 증가하고, 상용
근로자가 1.1%포인트 늘어나는 등 고용 개선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3분기 가계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35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 증가했다. 가계
의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88만3000원으로 작년보다 24.8% 상승했다. 저축
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율 역시 전년동기대비 3.9%포인트 증가한 26.4%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소득은 증가했지만 지출을 크게 늘리지는 않았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
출은 246만7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
승분을 제외할 경우에는 실질 소비지출이 0.7% 감소했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의 비중을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전년동기대비
3.9%포인트 감소한 73.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금이나 보험료와 같이 매달 반
드시 지출해야 하는 항목을 제외하고 쓸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이라면 이 중 73만원만을 쓴다는 것이다.
 
 
박경애 과장은 "소득은 증가했지만 지출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둔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다보니 가계 소비가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중산층이라 할 수 있는 소득 3, 4분위의 씀씀이가 많이 줄었다. 소득 3분위의 소
비지출은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쳤고, 4분위는 보합세를 보였다. 2분위 지
출은 0.9% 감소했다.
 
소득은 전 계층에서 전년동기대비 증가한 반면 평균소비성향은 모든 분위에서 줄어 가계가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득이 늘면서 세금도 증가하고 연금과 보험료 등도 올려가면서 비소비지출은
79만2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1% 증가했다. 소득증가 및 고용확대에 따라 경상조세는 12.5%, 연금은 8.2%, 사회보험료는 7.2% 각각 증가했다.
 
소비지출 12대 항목을 살펴보면, 통신(7.7%), 가정용품·가사서비스(6.3%), 주거·수도·광열(5.6%) 등이 증가한 반면, 교육(-6.1%), 보건(-3.5%), 교통(-3.4%) 등은 감소했다.
 
박 과장은 "교육부문은 정규교육이 정부의 보육료 지원, 대학교 등록금 인하 등에 기인해 줄었고, 보건부문은 지난 4월 약가 인하, 7월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의약품비, 입원비 등의 지출이 감소하면서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호조세, 물가 안정 등으로 가계소득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하며 가계수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민가계의 소득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하고,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서민 생활물가 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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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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