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춘호 소장]연일 추락하던 미국 증시가 반등의 고삐를 잡았다. 차기 재무장관이 신뢰성 있는 인물로 결정된 것이 계기가 되었으며 정권 교체기의 레임덕 현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차기 경제팀은 최근 폴슨 현 재무장관의 자동차 3사 구제금융 거부 등으로 야기된 미국 금융시장의 혼란을 잠재우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정책담당자의 신뢰성이 펀더멘털 악재를 딛고 강력한 증시 드라이버(Driver)가 되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현재 증시가 투자자들의 심리상태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이다.
공포가 시장의 90%를 지배하고 있고 펀더멘털 요인은 1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공포 때문에 세계 증시는 아직도 디-레버리지(Deleverage: 부채줄이기)의 자금흐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금의 자금흐름은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이 자금은 달러로 환전되고 또다시 엔으로 환전되어 엔캐리 자금의 진원지인 일본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에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돈도 금고 속으로 들어가고 있고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지금 현금보관용 안전금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자금흐름상 디-레버리지의 종료 시그널이 나온다면 주식시장 반등 시그널이 될 수 있겠다.
한국 증시의 최대의 공포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하고 환율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정책이 신뢰성을 상실한 때문이다.
환율이 마지노선인 1500원을 넘어서고 있어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모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환율에서 주식시장 반등 시그널을 찾으려는 희망 찾기를 하고 있다.
10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환율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한국 증시가 반등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의 결정요인은 3가지이다.
첫째는 무역거래 요인이고, 둘째는 주식투자거래요인이고, 셋째는 통화끼리 사고파는 투기거래 요인이다.
평화시기의 환율은 무역수지에 의한 영향이 크지만 요즘과 같은 위기 시에는 투자요인과 투기요인이 환율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환율을 왜곡하기 때문에 무역수지 개선에 환율안정을 기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투기요인을 잠재워야 환율안정이 가능하다. 투기요인 해소를 위해서는 정책의 신뢰성 회복이 절대적이다. 정책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길은 신속한 금리인하이다.
금리를 내리면 자본이 더 빨리 이탈하게 되어 환율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는 어이없는 주장이 있다. 지금 미국이나 일본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서 자금이 그곳으로 이탈하고 있을까?
금리인하= 경기 회복= 통화강세 순환구도의 기대효과가 이탈하는 자금을 유턴시킬 수 있다. 은행과 기업의 유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가계대출의 부실위험이 잠복해 있는데도 한국의 중앙은행은 너무나 초연하다.
제발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한국 정부가 신뢰성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