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업황 '먹구름'.."모바일 성장세가 관건"

PC 출하량 11년 만에 '역성장'..'모바일'이 '정답'

입력 : 2012-11-21 오후 4:38:23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반도체 업황은 한마디로 구름 속이다."(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성장 속도가 과거와 다르게 둔화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졌다. 내년부터 다시 회복될거란 희망은 갖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던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전통적으로 수요를 이끌던 PC시장이 힘을 잃은데다, 대안으로 떠오른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이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두 수장이 약속이나 한듯 내년 반도체 업황을 일제히 비관적으로 전망한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양사 모두 내년 설비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기로 잠정 결정하는 등 불황 대비체제로 전환했다.   
 
◇PC 출하량 11년만에 '역성장'.."구조적 문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PC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7%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PC 출하량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IT버블'이 일었던 지난 2001년 이후 11년만의 일이다.
 
지난해 출하량 1억5600만대를 기록한 데스크탑은 올해 1000만대가 줄어든 반면 노트북PC는 지난해(2억900만대)보다 400만대 늘어난 2억130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됐다. 희비가 확실히 엇갈린 것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1년 PC업계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건 일시적인 '버블현상'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올해 PC 수요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PC업계는 의미 있는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 쪽에 특화된 업체가 아닌 이상 PC 완제품만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향후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 PC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7%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 IBK투자증권)
 
PC 수요의 부진으로 PC용 D램의 고정거래가격 역시 지난 5개월 동안 매달 최저가를 갈아치우며 바닥으로 치달았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부터 지난달까지 D램 기준제품인 DDR3 2Gb 1333Mhz의 고정거래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그려오다 이번달 들어 하락세가 멈췄다.
 
16일(현지시간) D램익스체인지는 이번달 상반기 D램 고정거래가가 지난달 하반기와 같은 0.8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D램 고정거래가격이 바닥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반등 조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 D램 업체들이 감산을 선언하고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모바일 D램의 공급량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D램 생산량이 줄었다"며 "또 D램 가격 수준이 이미 너무 낮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D램 거래가격의 바닥 행진과 비교해 낸드플래시는 꾸준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하반기 반등에 성공한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하반기 5.52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달 상반기 고정거래가는 지난달 하반기보다 2.2% 떨어진 5.4달러에 머물렀다. 업계는 낸드플래시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음에도 가격이 떨어져 예상 밖이라는 분위기다.
 
진 연구원은 "모바일 기기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11월을 기점으로 12월부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가 하향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기기만이 반도체 산업의 '구원투수'"
 
올해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데스크탑PC와 노트북이 소비하는 메모리의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23.4% 수준이다. 증권가는 이 비중이 내년 22.8%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메모리 비중은 올해 45.6%에서 내년에는 47.7%로 2.1%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PC용 D램의 비중이 5.6%포인트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모바일용 D램 비중은 올해 30.2%에서 내년 35.6%로 5.4%포인트 늘어날 전망이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PC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지만 모바일 기기의 수요는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내년 휴대폰 수요는 올해보다 11%, 태블릿PC는 18% 증가하며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불투명한 내년도 업황에 대해 업계는 모바일 기기 산업에 집중하면서도 PC용 메모리 수요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모바일용 제품의 부가가치는 계속해서 확대할 것"이라며 "PC향 D램의 경우 미세공정 전환을 가속화해서 원가경쟁력을 갖추는 등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D램의 경우 윈도8의 신규 OS 출시 효과가 불확실해 기대가 저조한 편"이라며 "다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연말 성수기와 신제품 출시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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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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