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폴리실리콘 보릿고개 LCD 특수가스로 버틴다

내년 LCD 업황 회복 덕..OCI머트리얼즈 실적 개선 기대감

입력 : 2012-11-22 오전 9:33:23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폴리실리콘 가격이 여전히 추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OCI(010060)가 사업 포트폴리오의 힘을 통해 보릿고개를 견뎌내고 있다.
 
세계 3대 메이저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는 지난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 1조1157억원 중 70%인 7763억원을 차지했다. 태양광 산업의 호황으로 OCI 전체를 폴리실리콘이 끌고 온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하면서 OCI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영업이익도 추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초 Kg당 70달러에 육박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이달 중순엔 16달러 선마저 붕괴됐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1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70%를 차지하던 영업이익 비중도 -5%로 돌아섰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OCI는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 2288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태양광이 업황 침체로 바닥을 모를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그간 태양광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석유석탄·화학 부문과 무기화학·기타 부문이 든든한 버팀목이 된 덕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OCI의 안전판 구실을 한 것이다.
 
특히 폴리실리콘이 호황을 누리던 지난해에도 전체 영업이익의 21%(2312억원)를 담당했던 무기화학·기타 부문은 올해 들어선 3분기까지 OCI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61%인 1385억원을 벌어들였다.
 
실적 버팀목의 1등 공신은 단연 OCI머티리얼즈(036490)다. 올해 3분기 무기화학·기타 부문에서 기록한 영업이익 325억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01억원을 거둬들여 '알짜배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OCI머티리얼즈는 LCD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 모노실란(SiH4)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방 산업인 LCD 업황이 내년에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마저 제기됐다. 내년 역시 태양광 업황의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무기화학·기타 부문이 OCI의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내년 LCD패널의 공급 과잉율이 올해 21.8%에 크게 개선된 11.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기 침체로 IT제품 수요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제품별 패널 크기 증가로 면적 기준 수요가 10% 정도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세계 50인치 이상 TV용 LCD 패널 매출액은 3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억8000만달러보다 89.3% 급증했다. 또 50인치 이상 제품 비중은 올 4분기 25.1%, 내년 1분기 28.7%로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50인치 이상 대형 TV용 LCD 패널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OCI머티리얼즈의 특수가스 역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OCI머트리얼즈 관계자는 "LCD 시황이 좋아진다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패널의 면적이 크면 그만큼 특수가스 사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매출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특수가스의 전방 산업인 LCD 업황이 개선되면 당연히 OCI 매출은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안정세를 지나 내년에는 수익이 더 늘어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소 연구원은 "다만 OCI가 제 궤도로 올라서기 위해선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하는 전제조건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OCI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했던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와 증권업계는 공히 내년에도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 반등의 전제조건인 중국의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게 무엇보다 뼈아프다.
 
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덕에 폴리실리콘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다른 사업 분야에서 상쇄하며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게 됐다. 이 또한 OCI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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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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