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헷갈리는 '쇼핑지원금'..소비자 '불만'

할인쿠폰과 큰 차이 없는 쇼핑지원금 제도에 소비자 낭패
무료 반품쿠폰 구매금액 제한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

입력 : 2012-11-21 오후 4:52:0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직장인 김미선(34·가명)씨는 얼마전 온라인몰 지마켓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마켓에서 마음에 드는 겨울 코트를 발견한 김씨는 조금 더 싸게 구입하기 위해 1만원을 주고 제로마진 클럽 회원권을 구입했다.
 
지마켓에서 제로마진 클럽 회원권을 구매하면 5만원 상당의 쇼핑지원금을 제공받는데 이를 상품 구매할 때 사용하면 일정 금액만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지마켓이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쇼핑지원금 제도는 결제금액의 최소 3%에서 최대 7%까지 원하는 금액을 여러 번에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격이 10만원인 의류제품을 구입할 경우 결제금액의 5%인 5000원을 쇼핑지원금으로 결제하고 소비자는 최종 9만5000원만 결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김씨는 쇼핑지원금을 사용해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판매자가 구매 고객 모두에게 제공하는 할인쿠폰 할인액과 쇼핑지원금을 사용한 할인액이 동일하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쇼핑지원금을 사용하지 않아도 동일한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었던 것.
 
게다가 판매자가 제공하는 할인쿠폰과 쇼핑지원금 중복 할인이 안 돼 결국 김씨는 1만원을 들여 구입한 쇼핑지원금은 사용할 수 없었다.
 
김씨가 살펴본 결과 심지어 일부 품목은 판매자 혹은 지마켓이 지원하는 할인쿠폰 할인금액보다 쇼핑지원금을 사용해 할인받는 액수가 더 적기까지 했다.
 
김 씨는 "조금 더 싼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쇼핑지원금을 돈을 주고 구입했지만 결국 사용할 수 없어 돈만 낭비했다"며 "다른 온라인몰의 할인쿠폰 제도와 별다를 바 없는 제도를 말만 바꿔 소비자를 우롱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마켓이 주장하는 일반 할인쿠폰과 쇼핑지원금의 차이점은 쇼핑지원금의 경우 한도 금액 내에서 원하는 금액을 분할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10만원 짜리 제품을 구입하면서 쇼핑지원금 5%가 적용이 되는 경우 최대 5000원의 쇼핑지원금을 쓸 수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2000원 또는 3000원만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상품 판매자와 지마켓에서 제공하는 할인쿠폰과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중복 사용도 안되기 때문에 이벤트 등을 통해 무료로 지급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김씨처럼 돈을 주고 구입한 경우는 억울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일부 소비자들은 '쇼핑지원금' 전액을 한번에 결제할 수 있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와 함께 지마켓에서 제공하는 무료 반품쿠폰에 대해 불편함을 제기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현재 지마켓에서는 실버 등급 이상 회원에게 무료 반품쿠폰을 제공하고 있는데 상품 가격(옵션 포함)이 3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매금액에 대한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반품 하려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장인 박은미(28·가명)씨는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지마켓에서 1만원 상당의 휴대폰 케이스를 주문했다.
 
평소에는 다른 온라인몰을 주로 사용하지만 선물을 받는 지인이 혹시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 무료 반품쿠폰을 주는 지마켓을 이용했다.
 
구입한 제품은 지마켓을 비롯해 국내 주요 온라인몰에서 대부분 같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선물을 받은 지인이 휴대폰 기종이 달라 사용할 수 없게 돼 무료반품쿠폰을 이용해 교환을 요청한 박씨는 그제야 구매금액 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 씨는 "구매금액이 작아 금전적인 피해가 큰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는 데에서는 화가 난다"며 "온라인몰 업체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화된 점을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팔고보다는 식의 전략으로만 치우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싼 곳으로 몰리면서 온라인몰 업계에서도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업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일회성에 그치는 마케팅 전략보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롯데유통전략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몰 시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20% 이상 고성장을 지속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19.8% 증가한 33조6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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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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