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그리스 구제금융 논의가 유로존 국가들 사이의 눈치보기로 인해 또 다시 미뤄졌다.
20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는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음에도 추가 구제금융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채 끝났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었다"며 "그러나 구제금융 효과에 대한 기술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합의에 다다를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합의 실패 요인으로 외신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존 채권국들의 입장 차이를 들고 있다.
IMF측은 유로존 국가들이 채무 탕감을 해서라도 오는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을 120%로 맞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재무장관회의에서 나온 보고서에는 유로존 국가들이 채무 탕감이나 민간 부문 채권자들을 통한 환매 없이 제시 목표를 달성하려면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됐다.
특히 독일 등 주요 채권국들은 채무 탕감이나 이자 감면에 대해 "불법적이다"라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유로존의 채무 목표 시기 연장에 대해 지난주 이미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유로존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그리스의 국가 채무는 2020년 GDP 대비 채무 비율은 144%, 2022년에는 133%에 머물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현재 그리스는 유로존이 원하는 해법을 내놓을 수 없을만큼 자금 상황이 악화됐을 뿐 아니라 가능한 긴축안에 모두 착수한 상황이어서 더 이상의 조치는 불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게다가 그리스가 단기 채무를 갚는다 해도 장기 채무가 여전히 남아 있어 유로존 국가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융커 총재는 "그리스는 되살아날 것이다. 그러나 되살아나는지의 여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