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현대차 'PYL브랜드' 마케팅

대대적 캠페인 불구, PYL라인업 i30·i40·벨로스터 판매량 감소

입력 : 2012-11-22 오전 11:03:20
[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현대자동차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올 들어 지속적으로 내수 판매가 떨어지자 다양한 마케팅을 도입, 반전을 노렸다. 이중 하나가 지난 9월 초순 선보인 현대차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이다.
 
현대차(005380)는 PYL 브랜드 라인업에 감각적인 i30과 i40, 벨로스터를 포진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2개월여 동안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 일환으로 지난 9월부터 ▲PYL브랜드 론칭 고객 초청 이벤트 ▲PYL 페스티벌 등 각종 이벤트 ▲공중파 방송 등에 캠페인 광고 진행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보아 등 국내 인기 정상 아이돌 가수들이 'PYL 유니크' 앨범을 내고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현대차가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진행한 PYL 마케팅의 성적은 어떨까.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2일 올 10월까지 현대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내수 판매(상용차 포함)에서 2월과 5월, 9월, 10월을 제외하고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PYL 브랜드 캠페인 라인업(사진제공= 현대차)
 
또 올 들어 10월까지 현대차의 내수 누적 판매는 모두 54만3063대로, 전년 동기(57만926대) 대비 4.9% 감소했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PYL 브랜드 차량들의 9월 내수 판매는 지난해 12월 선보인 신형 i30이 1231대로 전월(926대)보다 32.9%, 같은 기간 i40이 1561대로 154.6%(948대), 벨로스터가 469대로 39.2%(132대) 각각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놀라운 영업 실적이다.
 
문제는 이 같은 판매량 증대 결과가 현대차의 PYL 브랜드 마케팅에 따른 효과로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업계는 전월 현대차 노조가 임금 협상을 이유로 부분파업을 단행, 생산시설이 멈췄으나 같은 달 하순 정상화됨에 따라 공급이 순조롭게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현대차는 공급 차질이 발생한 지난 8월 내수에서 올해 최저인 3만5950대를 판매해 전월(5만9955대)보다 40% 급감했다. 하지만 9월에는 생산 정상화로 내수 판매에서 5만7559대를 기록, 전월보다 60.1% 급증했다.
 
PYL 브랜드 캠페인 두 달째인 10월에는 올 들어 내수에서 사상 최고인 6만1486대를 판매하면서 전월보다는 6.8%, 전년 동월보다는 4.4% 각각 판매량이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달 PYL 라인업인 i30은 1097대가 팔리면서 전월보다 10.9%(134대), i40는 1241대로 20.5%(320대), 벨로스터는 340대로 27.5%(129대) 각각 감소하면서 캠페인 효과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전체 판매량은 늘었는데 유독 이들 차량만 역성장한 것이다.
 
보아 등 국내 인기 정상 아이돌 가수들이 참여한 'PYL 유니크' 앨범(사진제공= 현대차)
 
특히 지난 10월 현대차의 성장세는 전월(6175대)보다 25.7% 판매가 증가한 신형 싼타페(7천765대)가 이끌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PYL 차량들은 올 들어서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캠페인 효과가 당장 나타난다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안 팔리는 차에 대해 마케팅을 강화한다고 해서 차가 잘 팔리는 게 아니다"면서 "벨로스터의 경우 마니아 층을 상대로 탄생된 차이고, i40 왜건 등 PYL 라인업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고객 선호 사양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2.0리터(ℓ) 미만 중형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만큼 이들 차량이 1.6이하 소형(i30, 벨로스터)과 1.7(i40) 준중형인 만큼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고유가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올 10월까지 누적 차급별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상승한 경차(10.4%)를 제외하고는 소형(-12.7%), 중형(-2.8%), 대형(-26%) 등 모두 감소했다. 이중 2.0 중형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아 소형과 대형 차급보다는 하락 폭이 작았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한편 지난 10월까지 현대차의 올해 누적 생산량은 모두 154만8757대로 전년 동기(153만2428대) 대비 1.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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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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