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단일화 신경전'..朴, 반사이익 톡톡히 누려

입력 : 2012-11-23 오전 11:29:09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대통령 후보 등록 마감일을 사흘 남겨놓은 시점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이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단일화 이슈로 여론의 관심을 빼앗겼지만, 협상이 정체되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은 날로 가중된 상황에서 박 후보는 지난주 초부터 정책·민생 행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새누리당은 23일 '야권 후보 때리기'에 집중하면서도 두 후보 중 누구로 단일화될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 후보냐 안 후보냐에 따라 단일화의 파급 효과가 다르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두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을 둘러싼 싸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일반 국민들은 이해도 할 수 없는 적합도니 지지도니 하면서 신경전을 벌이다 이젠 밤늦게 까지 상대진영을 비난하는 등 감정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후보사퇴협상을 시작할 때는 가치의 공유이니 하면서 마치 '이심전심'인 것처럼 하다가 곧 본심을 드러내 서로 후보가 되려는 '동상이몽'을 꾸더니 이젠 다시 함께 할 수 없는 '오월동주'의 처지가 되었다"며 "사실 양측이 앞으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의 방식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두 후보가 욕심만 같을 뿐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다"면서 "단일화는 선의로 포장된 위선의 경쟁이며 두 후보의 권력에 대한 집착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조해진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두 후보의 행보는)이제는 실망을 넘어서 짜증스러운 단계로 가고 있다"며 "단일화가 아름답기 위해서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처럼 앞에 있는 사람이 흔쾌히 양보하는 모양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두 후보가)의외로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해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단일화가 극적으로 타결돼도 이미 상처입은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옥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두 후보의 상황이)쇄신, 새 정치는 커녕 캠프간 쇄신안의 공통분모라도 협의하자는 새누리당의 제안마저 구체적 결과물 없이 공전되는 상황"이라면서 "쇄신, 혁신은 단지 수단에 불과했고, 목표는 대권이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토론 역시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면서 "논란이 다분한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이룬 후에, 또 무슨 궤변으로 유권자를 호도할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박재갑 중앙선대위 부대변인 역시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후보사퇴협상 과정에 '게임의 룰'을 놓고 계속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두 후보가 입버릇처럼 말했던 '아름다운', '국민의 뜻' 같은 수식어는 실종된 지 이미 오래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지 안개 낀 진흙탕 속에서 상대를 장외를 밀어내려는 '자칭 맏형'과 '자칭 다윗'만 남았을 뿐"이라면서 "문 후보는 민주당의 '맏형'으로라도 남으려면 지금이라도 '국민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한데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에 대해 "정치 쇄신이 아니라 정치 후퇴"라며 "다시는 이런 이벤트가 나오면 안 된다"면서 "대의보다는 누가 더 유리한가 하는 권력 게임일 뿐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단일화에 매몰되다 보니 정책과 인물 검증이 실종되다시피 했다"며 "대선이 27일 남았는데 아직도 야당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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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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