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카드의 진실①)이름만 '알뜰'..혜택은 'NO'

기존 주유카드와 같은 정유사 공시가격 기준 적용
해당카드 정유사 공시가격 기준 따라 할인율 달라져
지경부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사항 모른다" 외면

입력 : 2012-11-26 오후 4:33:54
[뉴스토마토 임효정·임애신기자] 알뜰주유소는 지난해 기름값이 치솟자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는 한마디에 탄생했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를 대량 구매해 구매단가를 인하하고 이를 기름값 하락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지식경제부의 목표였다. 
그 일환으로 알뜰주유소에서 알뜰주유소 할인 카드로 결제할 경우 할인폭을 확대하겠다며 알뜰주유소 전용 카드도 선보였다.
그러나 알뜰주유소 할인카드는 허울일 뿐,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일반 주유카드에 비해 특화된 점이 없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소비자들과 카드사들의 반응도 시원치 않다. 알뜰주유소카드의 현주소와 원인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집중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저렴한 알뜰주유소에서 그 것도 특화된 '알뜰주유소카드'로 결제하면 할인 폭이 클 것이는 게 대부분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정유가격이 일반주유소와 큰 차이가 없어 알뜰주유소카드가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알뜰주유소 특화 카드를 선보였다.
 
알뜰주유소 특화카드는 전월실적에 따라 최대 150원 할인 또는 최대 200원 적립이 가능한 상품이다.
 
우리은행의 '알뜰주유소 우리V카드'는 GS칼텍스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리터당 할인금액을 산정한다. NH농협의 '채움 알뜰주유카드'도 신용카드는 한국석유공사 휘발유 공시가격을, 체크카드는 SK정유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각 주유소마다 휘발유 판매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카드사는 주유소가 SK에너지·GS칼텍스·S-Oil(010950) 등의 정유사로부터 정유를 공급받는 공시가격을 할인 기준으로 삼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고객이 주유소에서 몇 리터를 주유했는지가 아닌 가격 정보만 받을 수 있다"며 "주유소마다 휘발유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카드 사용으로 인한 할인율이나 적립율을 적용하기 위해서 정유사에서 제공받는 공시가격을 기준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 한 관계자도 "국제유가·환율 등을 고려해 기준시가를 1~2주 마다 카드사에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알뜰주유소카드와 기존 주유카드 모두 공시 가격을 기준으로 할인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알뜰주유소가 값싼 기름을 공급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정작 현실은 알뜰주유소의 석유제품 공급가격이 일반 주유소와 비교해 저렴하지 않다는 결론이다.
 
알뜰 주유소카드라고 해도 특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예를 들어 리터(ℓ)당 100원이 할인되는 카드로 10ℓ를 주유하면, 주유소 판매가격이 ℓ당 2000원이라해도 정유사 공시가격인 2100원을 기준으로 약 952원이 할인된다.
 
기존 주유카드냐 알뜰주유소 카드냐에 따라 할인율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카드가 어떤 정유사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할인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기름값 안정화 대책으로 알뜰주유소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알뜰주유소카드가 제 역할을 못 하며 좀처럼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카드 만의 혜택을 높이기 위해서는 할인 기준이 달라야 한다"며 "시중에 모든 주유소에서 할인되는 상품도 카드사별로 하나씩은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경부 역시 '나몰라라'식이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카드 담당이 맞지만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사항은 알지 못한다"며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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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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