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우리나라는 호경기보다 불경기에 경기순응성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경제리뷰-15호'에 따르면 실증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불경기에 경기순응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경기순응성이란 금융회사의 대출이 경기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즉 금융회사들은 호경기에 대출을 늘리고 불경기에 대출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금융의 경기순응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를 증폭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호경기에 신용의 과잉팽창이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를 증가시키고 불경기에 신용공급이 지나치게 경색되면서 경제불황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돈 한국은행 과장은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서 금융자산의 경기순응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호경기보다 불경기에 경기순응성이 더 강하게 나타나 신용경색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순응성은 금융상품별, 금융권역별로도 상이하게 나타났다.
상품별로는 대출과 비핵심부채가 경기순응성을 나타낸 가운데 비핵심부채가 대출보다 더 경기순응적으로 변동했다.
금융권역별로 보면 대출의 경기순응성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비핵심부채의 경기순응성은 시중은행에서 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은 대체로 모든 은행 권역의 대출과 비핵심부채에 영향을 크게 미쳤으며, 주가의 변동은 주로 증권사의 대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상돈 과장은 "경기순응성을 완화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서 금융변수 또는 금융권역에서 경기순응성이 높은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감안해 거시건전성 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