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삼성과 LG 그룹의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여성 임원 발탁이 눈에 띄지만, 아직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LG(003550)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총 4명이 임원으로 승진해 전체 임원 승진 대상자 110명중 3.6%에 그쳤다. 삼성그룹은 총 12명의 임원으로 승진해 임원 승진 대상자 485명 중 2.5%에 불과했다.
이번 승진 대상자를 포함한 LG그룹과 삼성그룹의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도 2%내외에 불과하다.
LG그룹은 지난해 신임 여성 임원이 1명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3명으로 늘기는 했지만, 전체 임원 약700명 중 여성 임원은 16명밖에 되지 않아 전체의 2.2%에 불과하다.
특히 LG그룹은
LG생활건강(051900)에서만 4명의 여성 임원이 있어, 이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여성임원 비율은 더욱 낮아진다. 다만 올해 여성 공채 출신으로는 첫 여성 전무가 탄생한 점이 새롭게 눈에 띈다.
삼성그룹도 전체 임원 1800여명 중 여성 임원은 33명에 불과해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삼성 그룹의 경우 지난 2010년 인사에서 7명, 지난해 인사에서 9명의 여성 임원을 승진했고 올해 12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인원이 늘고 있지만, 신규 임원 승진자는 10명에 그쳤다. 게다가 삼성전자 출신 8명을 제외하면 삼성 그룹 전체에서는 2명이었다.
다만 올해 삼성 그룹에서 세번째로 여성 부사장이 탄생했고, 삼성SDS에서 여성 전무 승진자가 한명이 있었던 점은 주목을 받았다.
11일 인사가 단행된
현대백화점(069960) 그룹에서 첫 여성 점장이 탄생되기도 했고,
코오롱(002020) 그룹에서는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발탁이 됐지만, 아직 우리나라 기업에서 여성 임원은 선진국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지난 7월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아시아 10대 국가의 상장기업 744개를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이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1%였다. 유럽(17%)과 미국(15%)은 물론, 같은 아시아권임에도 중국(8%)이나 말레이시아(6%), 일본(2%)보다 낮았다.
LG그룹과 삼성그룹의 여성임원 비율은 우리나라 전체 비율 1%보다 높은 2%대지만 아직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비교해서는 아직 모자랐다.
또 지난해 전체 기업들 중 여성 근로자 비중은 30%대였지만, 관리자 직급은 비중이 절반대로 떨어졌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시행 사이트 'AA-NE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500인 이상 사업장과 50인 이상 공공기관 여성 근로자 비율은 35.24%, 관리자 직급의 비율은 16.62%로 나타났다.
양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리나라 여성들이 고위직 임원으로 승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지나친 성과주의와 불규칙한 퇴근 시간, 장시간 근로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양인숙 연구위원은 "북유럽의 경우 상장사의 경우 강제적으로 여성 임원 비율을 정해놓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단계적으로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에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Affirmative Action)을 시행하고 있지만, 법적인 강제성이 없어 효과가 미미한 상태다.
AA는 공기업과 일정규모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매년 직종별, 직급별 남녀근로자 현황과 시행계획을 작성해 노동부장관에게 제출 하고, 남녀 근로자현황을 분석해 특히 여성을 적게 고용하고 있다면 여성고용목표를 수립해 시행하고 실적이 우수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양 연구위원은 정부가 개입해 공공기관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여성 임원비율을 늘려가고, 이를 민간기업에게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