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대부분 화장품 브랜드가 밀집해 화장품 전쟁터로 불리는 명동에서 화장품 실제 판매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등 불공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의 경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손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행위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요금 문제로 불거지기도 한다.
또 화장품 매장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관광객에게 화장품 바구니를 쥐어준다던가 하는 등의 과도한 호객행위로 불만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4일 서울 중구청 지역경제과에 따르면 올해 11번의 단속에서 총 38개 화장품 브랜드숍이 가격표시제 위반으로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화장품 개별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일부는 실제 판매가격과 화장품에 붙어 있는 가격이 다른 경우도 있었다.
실제 판매가격과 영수증 상의 가격이 상이한 경우도 여러 건 발견됐다.
대부분 관광객들이 국내 화장품 가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한 매장에서 여러 개의 화장품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사례가 많아 이 경우 바가지를 쓸 가능성이 높다.
처음 적발 시 시정권고로 넘어가지만 2차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점을 감안하면 적발된 매장은 38곳에서 더 늘어나게 된다.
지난 5월 14일부터 9월 27일까지 명동 화장품 매장의 가격표시제 위반 적발 건수를 분석해보면 네이처리퍼블릭이 6번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토니모리 4번, 더샘 4번, 더페이스샵 3번, 잇츠 스킨 2번, 에뛰드하우스 2번, 바비펫 2번, 홀리카 홀리카 2번, 아리따움 2번, 이니스프리 1번, 미샤 1번, 에스쁘아 1번, 라네즈 1번 순으로 조사됐다.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미샤와 더페이스샵에 비해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더샘 등 대체로 후발업체의 위반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화장품 브랜드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상위 1~2위 업체보다는 하위 업체들간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종류가 다양하고 회전율이 높아 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가격을 바로 바로 붙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에는 연말을 맞아 다양한 할인율이 적용돼 가격 체계가 더욱 복잡해졌지만 가격 표시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구청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명동에는 단독 화장품 브랜드숍이 90여개, 복합매장까지 포함하면 110여개에 이른다. 이는 3년 전 20~30개에 비해 3~4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