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사퇴했다. 차기 의장으로는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사진)이 선임됐다.
SK는 18일 오후 서울 서린동 SK사옥에서 17개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개최하고 차기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창근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을 이어 대내외적으로 SK그룹을 이끌게 됐다.
SK는 "인재육성위원회에서 수차례 회의를 거쳐 사내외의 명망있는 후보군에 대한 검토를 거쳐 김창근 부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추천했다"며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관계사 CEO들은 김 부회장을 만장일치로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SK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SK그룹 성장에 큰 기여를 해왔다"며 "앞으로 '따로 또 같이 3.0체제' 하에서 각 사의 책임경영 및 그룹 차원의 위원회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의 전문 경영인이라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그룹 회장 역할을 수행해 온 최태원 회장은 '따로 또 같이 3.0 체제'의 성공적 안착과 그룹 및 각 관계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로 한발 물러서게 된다.
SK는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 전략적 대주주로서 그동안 힘써온 글로벌 성장과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 네트워킹 등 그룹의 성장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근 신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후 39년을 SK에서 일한 SK그룹 성장의 주역이자 산 증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SK그룹 경영기획실 재무담당 임원과 구조조정 추진본부장,
SK(003600) 대표이사,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지난 1994년 그룹의 자금 담당자로서 최종현 회장을 도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하는 등 현재 SK그룹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루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1998년 외환위기 때는 구조조정을 통해 SK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4년 친정인 SK케미칼 부회장으로 부임한 후로 SK케미칼을 첨단 화학소재 및 생명과학 기업으로 탈바꿈시켰고, 7년 만에 기업가치를 400% 넘게 끌어 올렸다.
SK는 "김 신임 의장은 선대회장 때부터 SK그룹 고유의 경영시스템인 SKMS를 발전시켜온 인물로 각 계열사 이해관계의 거중 조정에 있어서도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 대내외 무게감을 고려해 원로급을 의장으로 추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김 신임 의장은 대내외적으로 SK를 대표하며 위원회 인선과 위원회간 조정 역할 등을 맡게 된다. 다만 SK케미칼 부회장직 겸직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SK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이 수행하는 일이 워낙 많다보니 SK케미칼 부회장직을 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3월경 열릴 주주총회에서 부회장직과 관련한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