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066570) TV 사업 부문이 4분기 실적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으로 꼽히는 '블랙프라이데이' 주간 판매가 부진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13조5262억원, 영업이익 19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3일 컨센서스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61억원, 161억원 하락 조정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실적 전망을 조정한 주된 요인으로 TV 사업의 부진을 꼽았다. 최대 성수기인 4분기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데다 당초 예상보다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어난 것 때문으로 파악했다.
4분기 TV 시장에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는 미국 최대 쇼핑 기간인 '블랙 프라이데이(11월23일~12월1일)' 판매 점유율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6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이 기간
삼성전자(005930)와 중국 비지오를 제외한 모든 제조사들이 점유율 하락을 기록했다.
삼성전자(36,2%)와 비지오(11.3%)가 전년보다 각각 3.5%, 5.1%포인트 점유율을 늘린 반면, 지난해 8.5%로 2위를 기록했던 LG전자는 2.4%나 점유율이 하락하며 3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비지오는 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양분함에 따라 여타 브랜드들이 설 자리가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면서 "시장 분위기도 예년과 비슷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와 반대다.
전문가들은 침체된 TV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해 이달 들어 LG전자의 TV 사업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률을 2% 중반에서 1%대로 낮춰 잡았다.
삼성증권은 TV 부분의 영업이익률을 1.8%로 전망했고, 우리투자증권은 그보다 아래인 1.3%로 내다봤다. 블랙프라이데이 재고 처리를 위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다만 액정표시장치(LCD) TV의 판매량은 800만대 초중반을 기록하며 당초 예상치에 부합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TV는 북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면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올 한해 남은 기간 마케팅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 4분기는 예년만큼 수요가 강하지 않았던 탓에 LG전자의 경우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출하량은 4분기 예상치를 달성하겠지만 영업이익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LG전자를 이끌어왔던 TV 사업 부문 또한 불황의 여파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그간 휴대전화 부문의 부진을 상쇄해주던 TV 사업마저 부진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면서 LG전자의 4분기 실적 하락은 불가피해졌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