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재정절벽 협상이 성탄절 연휴로 중단되며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바랐던 성탄절 전 협상 타결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협상 시한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연내 협상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만, 미 의회 양당이 재정절벽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의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을 보이며 의견차를 좁히고 있어 타협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부자 증세 소득기준을 잠정적으로 40만달러까지 높이고 공화당이 부자증세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만큼 모두의 공감대를 모을 수 있는 '플랜C'의 출현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조 라이버마 무소속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재정절벽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처음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미치 멕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양당은 재정절벽 위기를 피해 갈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의 '플랜B'..'부자증세' 일부 수용할 뜻 드러내
지난 20일(현지시간) 공화당은 연소득 100만달러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세금감면 혜택을 연장하고 그 이상의 고소득층에는 증세하는 '플랜B'를 하원에서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이는 "'부자증세'는 하원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 일축했던 공화당 지도부의 기존 입장과 대치되는 모습이다.
표결은 당내 지지 부족으로 성탄절 뒤로 연기됐지만, 대선에 패배하면서 공화당 내부에 기존의 정치철학을 고집하기보다 협력하자는 기류가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재정절벽 위기가 현실이 되면 "공화당 탓"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한 점도 몇몇 공화당 의원을 돌아서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스티븐 라투레트 전 공화당 의원은 "재정절벽 해법 관련 공화당 내 의견이 분분하다"며 "이는 기존에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켄트 콘래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현해 "마감시한 전까지 협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의 의견차는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오바마 양당 협력 '강조'..'스몰딜' 제안
지난 22일(현지시간) 공화당의 플랜B 표결이 연기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양당의 초당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의 세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재정절벽 위기를 피하려면 양당이 협력해야 한다"며 "일괄타결이든 단계를 거치든 합의는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감세혜택을 우선 연장하고 예산감축안은 따로 협상하는 '스몰딜'을 새롭게 제안했다.
이는 증세 대상 선정과 사회복지 관련 예산 등을 하나로 묶은 일괄타결(grand bargen) 방식에서 공화당처럼 단계별 접근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스몰딜'은 미국의 상위 2% 고소득층에 세금 부담을 더하고 연소득 25만달러 미만인 가계에는 세금 감면 혜택을 연장하는 법안이다.
이와 더불어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제안에 맞춰 메디케어·메디케이드를 비록한 사회복지 예산을 더 삭감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양측이 재정절벽 문제를 사안별로 접근하고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을 보임에따라 협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켄트 콘래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우리가 해야할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내놓은 마지막 제안을 적절히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절절벽 협상은 성탄절 연휴를 지나 오는 27일(현지시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지금 해야할 일이 많다"며 "(양당이) 27일이면 의회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