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서는 건설)'희비' 가르는 해외수주, 건설 '양극화' 심각

(기획)②지구촌 수주.."빈익빈 부익부"

입력 : 2012-12-28 오후 2:16:08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시장 진출이 나날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 실적은 지난해 591억 달러를 뛰어넘어 650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주금액 뿐만 아니라 수주건수, 수주지역까지 확대되면서 그동안 지적돼 오던 해외 덤핑수주에 의한 수익성 악화 역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중소건설사들은 이마저도 '하늘의 별따기',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사 '독식' 여전..해외수주 80% 차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지만 일부 대형업체에만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초까지 우리 건설업체가 해외시장에서 수주한 금액은 총 56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511억달러에 비해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주액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그 수혜의 대부분은 대형건설사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7일 기준 현대건설(000720)은 95억4200만달러를 수주해 업계 1위를, 한화(000880)건설은 84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62억4700만달러, GS건설(006360)은 44억7500만달러, 포스코(005490)건설은 40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기준으로 따져본다면 수주 금액상 상위 5개 업체의 수주액 합은 326억6400만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57.5%에 달한다. 평균 495개사가 해외 수주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위 1% 업체가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상위 10개사가 전체 해외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0년 해외수주 상위 10개사가 수주한 금액은 585억2500만달러로 총 수주액(715억7800만달러)의 81.7%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총 수주액 591억4400만달러 가운데 486억6700만달러를 수주하며 82.2%에 비율을 차지하는 등 증가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수주 대부분이 대형 플랜트 공사 위주로 치중되다보니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대형건설사가 수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아직까지는 중동지역에서 발주되는 대형 플랜트 공사가 지탱하고 있는 만큼 건설사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진출, 중견사에게는 '넘사벽'..해외보증 등 해결과제 산적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견건설사들에게의 해외 시장 진출 문턱은 여전히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줄임말,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힘으로는 격차를 줄이거나 뛰어넘을 수 없는 상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건설경기에서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데다 회사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해외사업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 결과 중견건설사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면서 악순환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격이 됐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대형 플랜트 공사 위주가 아닌 중견건설사들이 강점을 보일 수 있는 건축과 토목 위주로 공종 확대가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속적으로 시장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해외 토목공사 경험이 많은 중견건설사와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해외건설 수주 독려를 위한 수주외교 역시 지나치게 대형건설사들에 한정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각종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중견건설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에게는 진출국가에 대한 인프라 지원 등 획기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의 신용도가 반영되는 보증서발급 등의 금융업무 개선이 시급하다"며 "실제 중견건설사들의 해외공사 계약체결에 도움이 돼야 해외시장에서의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해외건설 수주 양극화를 해소하기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해외시장 조사를 통해 자금 지원 등 중소건설사 위주로의 개선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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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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