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의 안정세를 보였지만 태풍 등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파와 폭설이 계속되는 등 이상기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에는 물가불안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평균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로 2006년 이후 6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물가상승률이 2011년 4.0%에서 2.2%로 떨어지면서 상승률 변동폭은 1.8%포인트로 벌어졌다.
물가지수 변동폭은 2008년 이후 1%포인트 이상으로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2003년 3.5%, 2004년 3.6%, 2005년 2.8%, 2006년 2.2%, 2007년 2.5%로 전년대비 물가상승률 변동폭이 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적은 없었다.
그러나 2008년에는 4.7%로 물가가 뛰면서 전년 물가상승률 대비 2.2%포인트나 뛰었고, 2009년에는 2.8% 상승률로 다시 폭락했으며, 2010년3.0%, 2011년 4.0%, 2012년 2.2%로 최소 1%포인트에서 최대 2%포인트 이상까지 폭등락을 계속했다.
특히 생선과 과실, 채소 등 신선식품물가의 경우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면서 물가변동폭 확대의 주범으로 꼽혔다.
2008년 -5.8%로 폭락했던 신선식품지수는 2009년 7.6%로 뛰었고, 2010년에는 무려 21.3%가 급등하면서 물가대란을 연출했다. 이어 2011년에 다시 6.3% 상승률로 전년대비 상승률이 크게 떨어졌다.
올해 신선식품지수는 5.8%로 등락폭이 주춤한 것처럼 보이지만 2.2%의 낮은 물가승상률과 1%대(1.6%)의 생활물가지수를 감안하면 상승률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상반기 가뭄에 이은 폭우와, 올여름 불어닥친 두개의 대형태풍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배춧값 폭등 등 김장물가가 급등한 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컸다.
문제는 내년에는 이러한 기후변화의 피해가 더 커질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12월부터 불어닥친 한파와 전국적인 폭설로 하우스농가가 피해를 입으면서 신선식품값이 들썩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고기압이 확산되면서 폭설과 한파는 내년 초까지 계속되고, 아울러 여름철 태풍과 폭우도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전세계적인 공통사항이라는 점에서 수입 곡물가의 인상도 부담이다. 올해 폭등한 국제곡물가격이 내년초부터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상기후 외에도 내년 물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더 있다. 우선 공공요금의 상승압박이 너무 크다.
그동안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억눌러왔던 공공요금의 인상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한 전기요금인상외에도 가스, 교통요금이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개인서비스요금의 물가안정에 보탬이 돼 왔던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의 정책효과가 내년 3월이면 종료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치원 납입금은 지난 한해 동안 매월 -11%, 보육시설이용료는 매달 -3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파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농산물 수급불안과 국제유가, 곡물가격 변동성 확대가 국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선 이후 가공식품과 공공요금 중심으로 가격인상 움직임이 있어 물가안정 기조를 저해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